뻔한 스토리에 시들한 여름 극장가…참신한 영화 없나요?

정시우 객원기자 2025. 7. 30. 20: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슈퍼맨·쥬라기월드·판타스틱4 등
- 할리우드, 이어달리기 작품 넘쳐
- 관객유입 효과 커도 대박 힘들어

- 국내 신작도 웹소설·웹툰 위주
- ‘원작 팬덤’ 기댄 전략 한계 노출
- 시나리오 개발·영리한 각색 절실

슈퍼맨, 공룡, 판타스틱4…. 요즘 할리우드 신작들을 살펴보면, 지금이 2025년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과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을 리부트하거나, 이어달리기하는 영화가 즐비해서다.

왼쪽부터 영화 ‘슈퍼맨’ ‘판타스틱4: 새로운 출발’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의 한 장면. 각 배급사 제공


형식은 다양하다. 먼저 슈퍼 히어로의 원조이자 DC 유니버스(DCU)의 간판인 ‘슈퍼맨’이 새로운 얼굴로 돌아왔다. ‘슈퍼맨’은 2022년 DC 스튜디오의 공동 CEO로 부임한 제임스 건 감독이 DC 유니버스의 리부트를 선언하고 내놓은 첫 번째 영화로 커크 엘린, 조지 리브스, 크리스토퍼 리브, 브랜던 라우스, 헨리 캐빌에 이어 데이비드 코런스��이 6대 슈퍼맨 자리를 꿰찼다. 마블에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부작을 성공으로 이끈 제임스 건의 B급 유머가 적절히 버무려지면서 이전 ‘슈퍼맨’과의 차별화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반응이다.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탄생해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던 ‘쥬라기 공원’은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이란 이름으로 생명 연장의 길에 들어섰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7번째 작품이자, ‘쥬라기 공원’의 시퀄물인 ‘쥬라기 월드’의 4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어린 시절 ‘쥬라기 공원’을 보며 영화와 사랑에 빠졌다는 스칼렛 요한슨이 타이틀 롤을 맡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 애쓴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마블 코믹스의 인기 작품이지만, 영화 흥행에서는 참패를 면치 못했던 ‘판타스틱4’도 리부트라는 이름으로 체면치레에 나섰다. ‘판타스틱4’는 그동안 20세기폭스에 의해 여러 차례 리부트된 적이 있다. 마블 코믹스를 왜 20세기폭스가 영화화했었냐고? 만화 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던 1996년 무렵, 자금난에 시달리던 마블 코믹스가 20세기폭스에 ‘판타스틱3’ 판권을 팔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마블이 ‘판타스틱4’ 판권을 다시 획득하면서 나온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6의 포문을 여는 ‘판타스틱4’는 향후 ‘어벤져스: 둠스데이’와 연결돼 더 큰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친근한 캐릭터를 다시 만난다는 즐거움과는 별개로, 과거의 작품을 연신 꺼내 드는 할리우드의 속내는 복잡하다. 리부트, 리메이크, 속편에 대한 의존도가 전례없이 높아진 어제 오늘의 상황은 할리우드의 창의력 고갈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관객의 추억을 건드리는 유인책이 당장은 흥행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안전장치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나 모험이 줄어든 영화 산업의 미래가 밝을 수 없다는 건 많은 이가 인지하는 분위기다.

그나마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은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F1’ 정도인데, 고전 문법을 적극적으로 차용한 ‘F1’ 역시 그리 독창적인 시나리오라 볼 수는 없다. 물론, 북미에서 3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최근 10년간 할리우드에서 가장 흥행한 오리지널 영화로 기록되는 등 프랜차이즈 영화가 강세인 시장에서 그나마 존재감을 발휘해 주고 있다는 점에선 그 의의는 충분해 보인다.

국내 신작 영화들도 창의성 면에선 좋은 점수를 주긴 힘들다. 각색 영화가 점점 많아지면서, 오리지널리티의 부재를 드러내고 있는 것. 실제로 올여름 극장가는 싱숑 작가의 동명 웹소설을 영화화한 ‘전지적 독자시점’(롯데), 조회수 5억 뷰를 기록한 동명의 네이버 웹툰 원작의 ‘좀비딸’(NEW)처럼 웹툰·웹소설 IP에서 출발한 영화 비중이 높다. 기대작 ‘빅3’ 중 원안 없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한 영화는 윤아 안보현 주연의 ‘악마가 이사왔다’가 유일하다.

팬층을 이미 확보한 검증된 이야기에 끌리는 건 자본의 당연한 이치지만, 오리지널 시나리오 개발에 대한 관심이 점점 낮아지는 분위기는 한국 영화의 창의력 약화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 참신한 기획들이 OTT로 넘어가면서 안 그래도 경쟁력에서 OTT에게 밀리고 있는 극장가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전지적 독자 시점’의 각색이 원작 팬의 니즈(욕구)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오히려 원작 팬들에게 공격받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장점으로 평가받는 ‘원작 팬덤’이 도리어 흥행에 허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 산업의 강력한 무기로 떠오른 웹툰·웹소설 IP에 대한 진중한 접근과 영리한 각색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