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쌍끌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민병덕·김은혜 입법대결
민 ‘디지털자산기본법’ 170쪽 전체 생태계 질서 규정·전문가 리뷰
김 ‘가치고정형…’ 인허가·안전조치 등 정부 주관 신뢰도 제고

이재명 정부가 능동적 재정 운용을 기조로 확장재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제도 마련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경기지역 더불어민주당 민병덕(안양 동안갑), 국민의힘 김은혜(성남 분당을) 의원이 잇따라 제정안을 발의하며 이 흐름의 중심에 나서 주목된다.
30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를 아우르는 스테이블코인 논의는 정부여당의 안정적 뒷받침 속에 정책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날 현재 국회에는 민·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포함해 총 3건의 관련법이 발의된 상태로, 주로 디지털자산 생태계 조성과 통화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겨냥하고 있다. ‘지금 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는 정부의 국부펀드 100조원 달성 구상과 맞물려 재정 운용의 대전환이 추진되면서, 그 내용과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각별히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진 민 의원은 오랜 준비 끝에 지난 6월11일 대한민국 최초의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내놓았다.
그가 “디지털자산은 이제 변방의 실험적 수단이 아니다”라며 발의한 이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전체의 생태계 질서를 규정하고 있다. 약 170쪽에 달하는 법안을 만들기 위해 국내 자본시장법과 해외 규제법을 참고해가며 우리 경제에 유리한 방향을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전문가 리뷰를 거듭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디지털자산의 정의와 분류, 거래, 투자, 영업, 감독 등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 등 금융관련 법안이 자본시장법을 기초로 뻗어 가듯이, 디지털자산기본법도 국내에 유통될 모든 디지털자산의 모법처럼 마련됐다. 디지털자산을 정부의 규제영역에 끌어들임으로써 안정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를 디지털금융 선도국가로 도약시키겠다는 취지다.
민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디지털산업에 대한 규제를 넘어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금융주권을 지키기 위한 기반”이라며 “지금은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점이다. 우리가 준비하고 역량을 집중한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충분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28일 국내 처음으로 스테이블코인만의 규율체계를 정비한 ‘가치고정형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지급 혁신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요건)과 인허가, 안전조치, 배상책임, 행정처분 등에 관한 사항을 정부에서 주관하도록 규정했다. ‘시장 신뢰도 제고를 통한 경제발전’이라는 취지에서 민 의원과 궤를 같이한다.
가치고정형 디지털자산으로도 불리는 스테이블코인은 주요국마다 관리체계 구축에 한창인데,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을 규제하는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 등 3개 법안을 통과시키며 디지털금융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유럽연합(미카·MICA)과 일본(자금결제법)도 규제법을 마련해 관리감독방안을 구체화하는 단계에 와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유통하기 위한 제도적 근거가 없어 지급결제수단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를 정비해 이미 지급결제수단으로 널리 사용 중이고 지니어스 법 통과로 법적 지위도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이 관련 산업계에 숨을 불어넣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우성 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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