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5평 꼬마서점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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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고군분투하며 출판사를 운영하는 지인이 창동 골목에 작은 서점을 열었다.
책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좋은 책이 독자들에게 직접 가 닿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니 진심으로 발전을 응원하는 마음이다.
창수책방처럼 지역과 지역 사람들을 사랑하고 다양한 문화적 실험들을 전개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지역민들의 마음속에 창동 방문의 필수 코스로 자리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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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활동으로 지역문화 구심점 되길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며 출판사를 운영하는 지인이 창동 골목에 작은 서점을 열었다. 책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좋은 책이 독자들에게 직접 가 닿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니 진심으로 발전을 응원하는 마음이다. 마침 우리 도서관이 '책읽어주는문화봉사단' 경상권 수행처로 선정돼 우리 지역의 독서 소외 계층들에게 읽어줄 책 200여 권을 구매할 여력이 생겼다. 봉사자들과 함께 책을 고르고 주문하니 무슨 응원군이라도 된 듯 뿌듯한 마음이었다. 토요일 오전 잠시 짬이 나 방문해보고 싶었다. 개업을 준비하는 중에 잠깐 들렀던 적은 있었지만 오픈 후 방문은 처음이라 달라진 모습이 궁금했다. 골목 안 '뜻있는책방' 규모는 5평 남짓, 그야말로 손바닥만한 서점이었다. 하지만, 책 만드는 주인의 안목으로 구해다 놓은 판매용 책이 꽤 많이 늘었고 내용도 알찼다. 그중에 꼭 사려고 마음먹고 있었던 책과 우울한 마음을 단번에 날려줄 것 같은 제목의 책까지 두 권 사니 부자가 된 듯했다.
2022년과 2023년, 두 해에 걸쳐 우리 도서관은 3.15아트센터, 경남대학교, 창동예술촌과 함께 '프로젝트 창수를 찾아서'를 진행했다. 창동에 있는 헌책방, '창수책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선관 시인과 창동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전시·출판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준비해서 선보인 자리에 함께한 시간은 기쁘고 보람됐다. 창수책방은 비록 극 속의 장소였지만 마치 창동 골목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우리에게 주었고 뮤지컬 속 등장인물들은 마치 나 자신이거나 혹은 내 이웃 누구인 듯 친근했다. 책방을 물려줄 조건으로 이선관 시낭독회를 열고 수업에 잘 참여한 사람에게 책방을 물려준다는 조건을 달다니. 생각만으로도 유쾌하지 않은가. 우리는 두 권의 책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창동을 조명하는 역할을 했는데 그 두 권의 책은 지금도 우리 도서관의 자랑스러운 활동의 결과물로 남아있다.
인근 진주문고와 밀양 청학서점은 지역 서점의 한계를 극복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해 지역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적 모색과 활동으로 지역의 문화를 만들고 또 이끌어가는 모습이 멋지고 한편으로는 부럽다. 진주나 밀양은 인구나 규모가 우리 창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서점 한 곳이 그만큼의 일들을 해내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나는 창동 한복판, 마산을 대표하는 3당의 하나로 위용을 자랑하던 학문당서점을 지나갈 때마다 아깝고 아쉽다. 물론 사유재산을 개인이 뜻대로 사용하는 일을 뭐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이선관, 마산번영의 상징 등 그 멋진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조금만 더 살리고 다듬어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그곳은 옛 마산사람들의 마을 속에서 사유재산을 넘어 공공의 자산이 된 듯한데 아쉬움이 생기는 것은 아끼는 마음이 컸던 탓이 아닐까.
'뜻있는책방'이 출판과 판매를 겸하는 상승효과를 제대로 발휘해 지역과 문화를 위한 다양한 뜻을 펼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창수책방처럼 지역과 지역 사람들을 사랑하고 다양한 문화적 실험들을 전개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지역민들의 마음속에 창동 방문의 필수 코스로 자리하게 되지 않을까. 5평 꼬마서점이 내 마음의 창수책방이 되기를 빈다.
/윤은주 수필가·꿈꾸는산호작은도서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