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두다멜’의 무대 커튼을 열어준 ‘아브레우’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LA필하모닉이 10월에 내한!'
오늘 특별히 구스타보 두다멜과 그의 스승 '아브레우'의 이야기를 쓸 수 있어 가슴이 두근거린다.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그는 누구인가? 두다멜은 음악의 '음'자도 모르는 베네수엘라의 소도시 평범한 소년이었다. 거리에서 마약을 하고 청소년 범죄가 빈번한 베네수엘라 아이들에게 음악이나 무대는 꿈꿀 수 없는 것이었다.
경제학자이자 음악 교육자였던 베네수엘라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문화부 장관은 베네수엘라의 빈곤층 청소년에 대한 아픈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음악이 대부분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베네수엘라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좌절하는 젊은이들의 자립을 돕고, 뒷골목 어린이, 청소년에게 음악을 가르침으로써 범죄에서 벗어나게 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문화부 장관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월급을 반납하며 사람들을 모았고 1975년 그의 뜻에 공감하는 후원자들과 선생님 8명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거리에 있는 아이들을 모아 지하주차장, 공장, 성당 등 빈 공간에서 악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엔 악기가 없어 두꺼운 도화지에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모양을 그리고 잘라서 현악기 줄을 익히게 했다. 마치 1980년대 우리나라에 건반악기가 없으면 피아노를 그려 건반 자리를 익혔던 것처럼 말이다.
이 프로젝트에 자원한 젊은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음악뿐 아니라 그들의 삶과 생활, 관계까지 캐어하는 역할을 했고 소속감이 고팠던 거리의 아이들이 마약 대신 악기를 집어 들었고 함께 연주하며 함께 하는 법을 체득했다.
그 후 놀랍게 성장해 최근까지 250개가 넘는 음악교육센터, 1만명의 음악교사의 활동, 35만명의 학생들이 악단에 소속됐다. 이 시스템을 '엘 시스테마'이라고 불린다.
1990년대부터 이 성공의 기세는 주위 다른 나라들로 확산됐고, 우리나라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해 '꿈의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저소득층을 위한 오케스트라라는 제한적 성격 때문에 입단을 꺼려하는 학생도 있다.
엘 시스테마에 대한 정치적 연관 문제, 독재적 교육방식의 문제 등으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이 시스템이 정치적으로 연관되지 않고 오로지 학생들만을 위한 시스템으로 심화, 정제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하겠다. 그렇지만 이 교육시스템으로 인해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범죄율은 현격하게 감소하고 동시에 지속적으로 세계적 예술가가 배출되고 있음은 엄연한 사실이다.
필자도 고등학교 시절 합창부에서의 활동을 시작으로 음악의 길로 오게 되었다. 쉬는 시간마다 연습하러 음악실로 갈 정도로 신났다. 교사가 되어 제천여중 합창부, 봉명고 뮤지컬반을 지도하던 경험을 되돌아보아도 함께하는 음악 활동은 힘이 있었다. 마법처럼 서로의 갈등과 오해를 풀기도 하고 소심한 친구가 자유롭게 표현을 하기도 했다.
음악은 쿠션처럼 다양성의 테두리로 서로를 수용한다. 따라서 음악교육 지원은 재능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만 할 것이 아니라 일반 학생들이 음악의 가치를 '함께 향유하며 즐기는 시간'이 많도록 폭넓은 지원이 필요하다.
저소득층 학생 지원을 위한 엘 시스테마를 다시 활성화시킨다고 했을 때 베네수엘라의 예시를 그대로 모방하거나 같은 방식으로만 적용해서는 부작용이 예상된다. 각 학교 학생들 급간, 성향, 지역 특색에 따라 합창, 오케스트라, 국악, 밴드, 관악, 연극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이 맞춤형으로 활성화되도록 촘촘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두다멜'의 무대 커튼을 열어준 '아브레우'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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