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한마디가 큰 힘"…의성 산불 피해 주민, 손편지로 감사 인사

김동현 기자 2025. 7. 3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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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전문의 1대 1 심리 진료 통해 불안 증상 완화
군, 9월부터 2차 심층진료와 문화 프로그램 확대 계획
의성군 산불 피해 주민이 우정민 경북대학교병원 교수에게 보낸 손편지. 의성군

신평면 중율리 마을회관 한쪽, 낯선 의료진을 기다리는 주민들의 표정엔 긴장과 기대가 엇갈렸다.

산불이 모든 것을 앗아간 이후 불안과 우울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던 중율2리 한 주민은, 그날 경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정민 교수를 처음 만났다.

그는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버티게 해줬어요" 진료가 끝난 뒤 그는 직접 손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의성군(군수 김주수)이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27일까지 한 달 동안 시행한 '찾아가는 심층진료' 현장은 이처럼 절망 끝에서 다시 시작하는 회복의 공간이 됐다.
지난달까지 진행된 '찾아가는 심층진료' 현장에서, 산불로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은 피해 주민이 경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1대 1 심층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의성군

군은 산불 피해로 심리적 고통을 겪는 주민 100명을 고위험군으로 선제 발굴, 경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총 14회에 걸쳐 1대 1 진료와 맞춤 약 처방을 제공했다.

30일 군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경상북도, 청도군, 트라우마센터 등 7개 기관이 참여한 공동 대응 체계로, 초반엔 지역 대피소와 경로당에서 무료 진료와 초기상담이 이어졌다.

심층진료 사업에는 의성군이 자체 예산 약 1680만 원을 투입했다.

4월의 자원봉사 진료와 달리, 5월 이후부터는 군이 직접 예산을 부담하며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 체계를 운영했다.

진료 후 전문의 평가에서는 "대상자 대부분이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급성 스트레스와 불안 증상이 뚜렷이 완화됐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거동이 불편한 안평면의 80대 부부는 임시주거시설에서 보건소장이 직접 방문 진료와 동작 훈련을 지원받으며, 서서히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군은 현재 1차 진료를 종결하고, 9월부터는 기존 대상자와 신규 피해주민, 임시주택 거주자 등까지 확대하는 2차 심층진료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에도 경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참여하며, 구체적 일정은 9월 중 확정된다.

의성군은 의료적 지원을 넘어 문화치유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가수 한기웅 씨('싱싱별곡 기웅아재')가 주도하는 치유 음악회와 참여형 토크 콘서트가 상반기 10개 마을에서 열렸고, 하반기에도 추가 10개 마을에서 확대 개최된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산불로 마음에 상처 입은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회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체계적인 심리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주민 한 분 한 분의 목소리를 듣고 마음까지 치유하는 복지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성군 사례는 경북 5개 시군 실무협의회에서 '전국 최초 마을 단위 심층진료 및 처방' 모델로 공식 평가를 받았다.

군 관계자는 "물리적 피해 회복에 머물지 않고,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하는 접근이 앞으로는 표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