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엔무브 합병…중복상장 피하고 배터리 사업 구하기

박종오 기자 2025. 7. 3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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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SK)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중간 지주회사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윤활유 자회사를 하나로 합병하고, 연내 8조원 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자회사 쪼개기를 통한 중복 상장 추진 계획을 철회하고, 위기에 빠진 배터리 사업 지원을 통해 그룹 내 사업 구조조정의 마지막 단추를 끼우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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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3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2025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경영 현안과 관련해 소통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SK이노베이션 제공

에스케이(SK)그룹의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중간 지주회사인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윤활유 자회사를 하나로 합병하고, 연내 8조원 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자회사 쪼개기를 통한 중복 상장 추진 계획을 철회하고, 위기에 빠진 배터리 사업 지원을 통해 그룹 내 사업 구조조정의 마지막 단추를 끼우겠다는 취지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이하 이노베이션)과 비상장 자회사인 에스케이온 및 에스케이엔무브(이하 엔무브)는 30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에스케이온과 엔무브의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 배터리 회사인 에스케이온이 엔무브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 회사는 오는 11월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노베이션 쪽은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인 전기화 사업의 경쟁력 확보와 성장 가속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들을 하나로 합쳐 배터리와 전기차용 윤활유 사업 등의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올해 대규모 자본 확충도 함께 추진한다. 일반 주주에게 투자금 조달을 위한 손을 벌리지 않고, 그룹 자체적으로 재무 상황 악화를 겪는 배터리 사업 지원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이노베이션과 에스케이온은 각각 2조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선다. 그룹 지주회사인 에스케이㈜가 이노베이션 유상증자에 4천억원을 직접 출자하고, 나머지 1조6천억원어치 신주를 인수하는 금융회사와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맺어 투자 참여 유인을 높이기로 했다.

이 파생 계약은 주가가 오르면 매도자인 기업(에스케이㈜)이 주가 차익을 갖고, 반대로 주가가 내리면 기업이 금융사에 손실을 보전해 주는 구조다. 이노베이션도 에스케이온의 증자에 참여하는 금융사와 같은 파생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여기에 이노베이션의 7천억원 규모 영구채 발행, 자회사인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의 자체 유상증자 3천억원, 연내 3조원 규모 추가 자본 확충 등을 더해 일반 주주 부담 없이 총 8조원을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애초 에스케이그룹은 윤활유 사업을 하는 알짜 회사인 엔무브의 올해 증시 상장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상장 예비 심사 청구를 앞두고 중복 상장 논란이 불거지며 엔무브 상장을 포기한 바 있다. 중복상장은 그동안 그룹 총수가 추가 자금을 들이지 않고, 회사 지배권을 유지하는 방법으로도 활용돼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이노베이션도 최근 엔무브의 상장을 약속하고 재무적 투자자(FI)에 넘긴 지분 전량을 약 8600억원에 되사오며 완전 자회사로 다시 편입했다.

이날 이노베이션은 외부 투자자들이 보유한 에스케이온 전환우선주도 3조5880억원에 모두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상법 개정 등으로 일반 주주 보호 조처가 대폭 강화된 것에 발 맞춰 에스케이온의 중복 상장 우려도 없애겠다는 취지다.

장용호 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이석희 에스케이온 사장은 이날 열린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자본 확충과 자산 효율화를 통해 올해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순차입금(전체 차입금-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9조5천억원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에스케이온은 오는 2030년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EBITDA)을 10조원 이상 창출하고 부채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출 것”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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