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교육 광풍에 내몰린 영유아

중부일보 2025. 7. 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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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으로 어린이·유치원의 원아는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영어유치원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과도한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다. 영어유치원 입학을 위해 레벨테스트, 소위 4세 고시를 치르는 현실이다. 아직까지는 일부 특정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런 소식을 접하는 부모 마음이 편치 않다.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특별한 사교육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가만히 있으면 우리 아이가 뒤쳐질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비슷하게나마 사교육을 시켜야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4세는 한창 우리말을 배워야 할 시기다. 모국어도 제대로 못 쓰는 아이가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외국어를 배우느라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현실이다. 영어유치원에서 영어를 조기에 배워도 자연스럽게 영어를 쓰는 가정환경이 아니면 영어 능력 향상이 쉽지 않다. 교육전문가들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과도한 사교육이 아동학대에 다름없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외국어 교육으로 아이들이 정서적·심리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데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영유아기에 감정조절·충동조절·공감 능력 등을 제대로 기르지 못한 아이들이 사춘기 이후 심각한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소아정신과 전문가의 말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과도한 사교육은 대부분 부모의 욕심에서 비롯되고 있다. 아이의 말에 귀기울여주고 아이가 발달 단계에 맞는 성장을 하도록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채 기저귀도 떼지 못한 아이들을 사교육 대열의 맨 앞에 세우는 것은 사랑과 관심, 조기교육이란 이름으로 자행하는 학대에 버금가는 것이다.

한국의 사교육 광풍에 외신들도 주목하고 있다. 학원이라는 우리말을 그대로 옮겨 쓰면서 한국의 학업 경쟁이 6세 미만 아동을 학원으로 내몰면서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과 출산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4세 고시, 7세 고시 광풍이 심각해지자 정부와 국회도 전국 영어유치원 실태조사에 나섰다. 현행법으로는 학원의 선행학습을 막을 규정이 없어 현재 국회에 학원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신속하게 이를 막을 수 있는 법안 개정이 이뤄져야 대한민국의 영유아·어린이의 행복한 어린 시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과 학연이 중시되는 사회풍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과도한 사교육은 어떤 식으로든지 불안한 학부모의 마음을 흔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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