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의 계곡과 봉화·칠곡의 정원… 경북에서 만나는 특별한 여름  

이정호·채광주·권택근기자 2025. 7. 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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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주왕산 주산지에 오색 단풍이 가득 물든 모습. 뉴스1

'산소카페 청송군'이라는 별칭이 허투루 붙은 것이 아니다. 청송은 백두대간의 높은 산자락과 울창한 숲, 청정 계곡, 그리고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을 갖춘 여름철 최고의 피서지다. 전국 각지에서 무더위를 피해 청송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청송의 대표적인 여름 명소인 '얼음골'은 주왕산에서 영덕 옥계 계곡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해, 여름에도 얼음이 얼 정도로 서늘한 자연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외부 기온이 30도를 웃돌아도 얼음골의 기온은 5~10도 사이로 낮아, 손을 담그기 힘들 만큼 찬 계곡물이 더위를 식혀준다.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얼음골 인근의 주왕산국립공원은 197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청송의 자연 유산으로,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선 능선과 아름다운 계곡들이 펼쳐진다. 대전사에서 시작되는 탐방로는 평탄해 어린이나 노약자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으며, 연화봉, 시루봉, 기암 등의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용추, 절구, 용연 등 세 폭포가 쏟아내는 시원한 물줄기는 등산객들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

한편, '한바이소노'는 청송의 대표적인 웰니스 공간으로 전통 한옥스테이와 솔향 가득한 숲 트래킹, 아침 명상, 키즈아카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휴식과 치유, 체험을 모두 누릴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청송자연휴양림은 피톤치드가 풍부한 산림욕 명소로, 4km 순환 산책로를 따라 빽빽한 침엽수림을 거닐며 무더위를 잊게 한다. 맑은 공기 속에서 자연과 완전히 동화되는 경험은 한여름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하다. 이 숲길은 가을 단풍과 겨울 눈꽃까지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하지만, 한적한 여름 휴양지로서도 최적이다.

청송백자 전시관. 사진=청송백자 전시관 제공

문화 체험도 청송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조선 후기 4대 지방요로 꼽히는 청송백자 전시관에서는 도자기 장인의 작품을 감상하고 직접 물레 체험과 도자기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며 무더위를 잊는 특별한 시간이 된다.

마지막으로 청송의 보양 음식 '약수 닭백숙'은 달기·신촌 약수탕 인근 식당가에서 맛볼 수 있다. 철분이 풍부한 약수로 끓여내 깊은 맛과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보양식으로,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이처럼 청송은 시원한 자연과 풍부한 체험, 건강한 음식이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여름 여행지'다. 피서 이상의 힐링과 추억을 원하는 이들에게 청송은 더없이 특별한 쉼터가 될 것이다.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사장 심상택)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낮부터 밤까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수목원의 숲캉스를 추천했다.

봉화군에 자리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올여름 무더위를 잊게 해줄 체류형 교육 프로그램 '가든스테이'를 선보인다. 방문객들은 수목원 내 숙소에서 머무르며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고산식물이 전시된 알파인하우스를 프라이빗하게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여름을 대표하는 제비고깔속 20종 5만여 본과 화사한 여름꽃 10종 4만여 본이 수목원 곳곳을 수놓으며, 우리나라 고유 수련인 꼬마수련을 9월 7일까지 수련정원에서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의 규모를 감안한 특별 해설 프로그램 '달려라 어흥카트'도 운영된다. 4인 또는 7인 단위 소규모 그룹이 카트를 타고 10월까지 전시원을 편안하게 둘러보며 생생한 해설을 들을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과 자연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국립세종수목원의 한 여름밤의 고흐전. 사진=정원관리원 제공

한편, 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매주 토요일 야간 개장 특화 문화행사로 오케스트라 공연과 시네마가든을 즐길 수 있다. 플리마켓과 감성등 대여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져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수목원 내 분재문화관에서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협업한 전시 '별서'가 9월 7일까지 열려, 소쇄원의 과거와 현재를 체험할 수 있으며 퍼즐 놀이와 스탬프 체험도 함께 진행된다.

또한, 사계절전시온실 지중해온실에서는 11월 2일까지 '한 여름밤의 고흐' 전시가 개최된다.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대표 작품 '별이 빛나는 밤'과 '밤의 카페 테라스'가 빛과 조형물을 통해 환상적인 정원으로 재탄생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심상택 이사장은 "이번 여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이 자연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며 "낮부터 밤까지 다채로운 체험을 원한다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국립세종수목원의 교육·체험 프로그램에 꼭 참여해 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시크릿가든' 카페는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즐기며 커피와 다양한 음료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사진=권택근 기자

한 사람이 흘린 땀과 정성으로 꽃핀 작은 천국, 칠곡군 동명면 득명리에 자리한 '시크릿가든(비밀의 화원)'은 이름처럼 깊은 산자락 속에 숨겨진 보물 같은 곳이다.

이 정원의 주인은 하영섭 원장. 1998년 약 1만6000㎡에 달하는 산지를 정원으로 바꾸겠다는 결심을 했다. 평범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것 같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땅을 일구고 축대를 쌓고, 돌을 옮기고 흙을 다지며 7년간의 토목공사 끝에 기초를 닦았다. 이후에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잡초를 뽑고 나무를 심는 작업이 10년 이상 이어졌다.

총 20여 년. 그 긴 세월 동안 정원은 점점 본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사람의 손길이 닿은 듯 정갈한 풍경, 계절마다 피고 지는 다양한 꽃과 나무, 그리고 그 안을 누비는 오솔길과 연못이 하나의 조화를 이뤘다.

2015년, 정원 안에 작은 카페가 문을 열면서 시크릿가든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자연 속 풍경과 휴식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곧 인근 대구 시민들 사이에서 '꼭 가봐야 할 힐링 여행지'로 자리 잡았고, 2017년에는 경북 제1호 민간정원으로 공식 등록되었다. 그리고 2024년에는 산림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전국적 명소로 떠올랐다.

'시크릿가든'이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정원을 만든 사람의 이야기에 있다. 하 원장은 인터뷰에서 "정원을 찾는 사람들이 꽃을 보며 웃는 얼굴을 보면, 30년 세월의 고단함이 모두 보람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그에게 정원은 단지 식물을 심는 공간이 아닌, 삶의 흔적이자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통로인 셈이다.

정원의 중심에는 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져 있다. 그 주변으로는 키 큰 은사시나무와 왕대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싸여 계절의 풍경을 바꿔준다. 걷기 좋게 조성된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포토존과 작은 전망대가 나타나며, 방문객들은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게 된다. 이곳은 가족 나들이는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소규모 웨딩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

정원 한편에 자리한 카페에서는 직접 기른 허브로 만든 향긋한 차와, 신선한 재료로 만든 수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테라스에 앉아 꽃밭을 내려다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은, 바쁜 일상에서 잊고 있던 여유를 다시 꺼내준다. 특히 장맛비가 지난 맑은 날, 빛나는 초록과 수국의 색채, 맑게 갠 하늘이 어우러지며 정원의 풍경은 그림처럼 완성된다.

계절마다 바뀌는 꽃의 구성도 인상적이다. 여름이면 연꽃과 수국, 장미가 한창이고,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단풍이 정원을 물들인다. 겨울에는 조용히 흰 눈이 내려 쌓이며 고요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봄에는 벚꽃과 튤립이 정원의 문을 활짝 연다. 이처럼 시크릿가든은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얼굴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무엇보다 이곳은 쉼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자연을 사진으로 담으려는 작가, 일상에 지친 도시인 누구라도 정원 안에서 각자의 이유로 머무르고, 자연과 마주하며, 잠시나마 자신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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