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총력전 와중에…김문수 "이 정부 핵심은 반미주의"

장동혁도 "외교 참사 대가 현실화"…민주당 "자꾸 뒷다리 잡지 말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이틀 앞둔 30일,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일부 색깔론적 표현을 동원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반미주의자'로 규정하며 비난전에 나섰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 동맹이 매우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 정부의 핵심은 반미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 김민석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인 정청래 의원 등을 거론하며 "정부 수뇌부를 구성하고 있고 친북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노골적인 친북·반미 행보를 하는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세협상 정상회담도 안 되고, 대사도 없는 상태에서 장관들이 제대로 접촉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만이 아니라 일본과 유럽에서도 이재명 정권은 반미·친북·친중·반일 정권이라는 것을 상식적으로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반미·친중·친북 외교 참사의 참혹한 대가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가세했다.

장 의원은 민주당 주도로 노란봉투법과 상법 2차 개정안 등이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속전속결로 처리되는 상황에 불만을 제기하며 "기업을 반쯤 죽여놓고 이제 관세협상을 지원하라며 채찍질까지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중차대한 관세협상 국면에서 대통령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이미 미국에 미움받아서 직접 나서는 것이 오히려 협상에 방해만 될 것을 예감한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주진우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 16일 민주당 당권주자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이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을 언급하며 "집권 여당 대표 후보들이 대미 관세협상 중 친중 행보를 보이면 우리 스스로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년 간담회를 하던 중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며 "외교 분야도 문제다. 친중 성향을 보인다고 미국에서 의심받고 있다 보니까 결국 우리나라가 관세협정을 지금 거의 세계에서 마지막에 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며 "그렇게 되면 막대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훨씬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실패를 예단하면서 '일본만큼만 하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은 국익과 민생을 말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막바지 협상에 안간힘을 쓰는 와중에 "뒷다리 잡기"(이언주 최고위원)식 훼방성 발언을 멈추라는 지적이다.

앞서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미국과의 협상에서 최대 리스크는 국익보다 정쟁을 앞세우는 국민의힘"이라며 " 뚜렷한 대안을 내놓거나 정부에 힘이 되어줄 생각이 없다면 제발 조용히라도 계시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전사자비 참배를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희 기자(doit@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