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가 대물림하는 가구 만들겠습니다"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5. 7. 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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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가구 브랜드 언커먼하우스를 이끄는 정영은 대표는 원래 은행원이었다.

최근 경기 고양시 언커먼하우스 본사에서 만난 정 대표는 "외국의 유서 깊은 가구 명가들처럼 5대째, 6대째 이어지는 가구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원목 나무 색깔 그대로인 일반 목재 가구와 달리 언커먼하우스 가구 색상은 베이비핑크, 하와이안블루, 올리브그린, 망고옐로 등으로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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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은 언커먼하우스 대표
40년 경력 목수 아버지 이어
은행 그만두고 가업 이은 딸
제품 이름도 '대물림 시리즈'
간결한 디자인·좋은 목재로
손잡이 하나까지 수작업 제작
정영은 언커먼하우스 대표 가족이 디자인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 대표의 부친인 정명희 언커먼하우스 제작소장, 정 대표, 남편인 강희철 언커먼하우스 공동대표. 한주형 기자

인디 가구 브랜드 언커먼하우스를 이끄는 정영은 대표는 원래 은행원이었다. 8년간 은행에서 일하다 첫 집을 꾸미면서 인테리어와 가구에 대한 자신의 숨겨진 열정을 발견했다. 40여 년간 목수 일을 하며 가구공장을 운영했던 아버지 옆에서 톱밥과 나무 조각을 갖고 놀던 유년시절도 떠올랐다. 2017년 그가 "은행을 그만두고 가구 일을 하고 싶다"고 털어놓자 아버지 정명희 씨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고 응원해줬다. 은퇴했던 아버지는 현장으로 돌아와 제작소장을 맡고, 흩어졌던 공장 식구들을 다시 불러 모아 딸에게 힘을 실어줬다.

최근 경기 고양시 언커먼하우스 본사에서 만난 정 대표는 "외국의 유서 깊은 가구 명가들처럼 5대째, 6대째 이어지는 가구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고객층 사이에서 언커먼하우스의 가구는 유행을 타지 않는 간결한 디자인과 좋은 목재, 우수한 만듦새로 유명하다. '대물림 테이블' '대물림 서랍장'을 비롯한 '대물림'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탄탄한 팬덤을 바탕으로 지난 3~4월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단독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다음달에는 '더현대 대구'에 정식 입점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쉽게 버리고, 쉽게 바꾸는 가구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자녀에게 대물림할 수 있는 가구를 만들겠다"며 "50년 이상 쓸 수 있는 '한국형 빈티지 가구'로 자리 잡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언커먼하우스는 디자인부터 제작, 배송,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직접 담당한다. 제작 과정의 80% 이상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며, 서랍장 손잡이 하나까지 기성품을 쓰지 않고 직접 깎아 만든다. '사람이 직접 만들어야 제대로 된 품질의 제품이 나온다'란 부녀의 신념이 반영됐다.

대물림 5단 서랍장. 언커먼하우스

장인정신은 그대로 계승하되, 시대 변화에 맞춰 젊은 감각이 더해졌다. 과거 아버지가 장롱이나 화장대 같은 혼수 가구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테이블, 침대, 수납장을 비롯해 요즘 세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에 집중한다. 정 대표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과 적극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얻고 제품에 반영한다. 노트북 등 수납이 가능한 하부 공간이 있어 젊은 층에서 큰 호응을 얻은 '대물림 테이블'이 대표적이다.

전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디자인도 중요한 요소다. 아이가 쓴다고 해서 유아 취향으로만 혹은 노년층이 쓴다고 너무 고풍스럽게 만들면 언젠가 수명이 다해 버려지기 때문이다. 가구에 여러 색을 입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원목 나무 색깔 그대로인 일반 목재 가구와 달리 언커먼하우스 가구 색상은 베이비핑크, 하와이안블루, 올리브그린, 망고옐로 등으로 다채롭다. 정 대표는 "아이, 청년, 중장년층, 나아가 노년층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가구 명가'를 꿈꾸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장인들이 줄어드는 건 현실적인 어려움이다. 정 대표는 "장인들의 기술이 잘 전수될 수 있도록 하는 게 항상 고민"이라고 말했다. 언커먼하우스는 최근 20대와 30대 목수를 1명씩 채용했다. 배송과 조립부터 시작해 차차 숙련 인력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정명희 제작소장은 "회사가 성장할수록 우리 고장(지역)의 기술 인력을 더 많이 고용할 것"이라며 "40년 넘게 가구 제작자로 살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후진 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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