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내 … 두려울 때 외치는 주문이죠"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5. 7. 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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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없어 민무늬 모자 쓰고
1년 넘게 LPGA서 고전했지만
6월 도우 챔피언십 정상 반전
새로운 스폰서도 찾아 든든해
초심 잃지 않고 다승 이룰것
AIG 위민스 오픈 우승 도전하는 이소미
AIG 위민스 오픈부터 새로운 메인 스폰서 모자를 쓰고 활약하게 된 이소미.

'이겨내.' 이소미(26·신한금융그룹)가 골프와 인생이 마음처럼 풀리지 않을 때 외치는 마법의 주문이다.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갖고 있던 그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챔피언이 됐다. 민무늬 모자를 쓰고 활약하다가 든든한 메인 스폰서까지 생긴 이소미는 31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25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위민스 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 획득에 도전한다.

이소미는 30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더욱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2승, 3승 등 다승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노력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온 정신을 집중해 남은 시즌 한 번 이상은 우승의 감격을 맛보겠다"고 강조했다.

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뒤 5승을 거둔 이소미가 L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기 시작한 건 작년이다. 한국에 남았으면 안정적으로 20억원 이상을 벌 수 있었지만, 이소미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지난해 가까스로 시드를 유지한 그는 메인 스폰서까지 잃는 아픔을 맛봤다. 그럼에도 이소미는 올해 LPGA 투어에 잔류했다. 우승이라는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다시 한번 도전을 택했다.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한 결과는 지난 6월 2인 1조 팀 대항전 도우 챔피언십에서 나타났다. 이소미는 LPGA 투어 우승을 자신의 이력에 추가했고, 한국 여자골프의 위상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소미는 "솔직히 말하면 도전하는 게 언제나 두렵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르는 만큼 무섭기도 하다"며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성장이 멈추는 만큼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겨내'를 외쳤다. 자만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이 도전이라고 생각하는데 계속해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부딪쳐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LPGA 투어에 잔류했다면 지금처럼 강한 정신력을 보유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행기가 지연돼 공항에서 잠을 자는 등 당시에는 힘들었던 경험들이 모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세계 최고의 골프 투어인 LPGA에서 실력자들과 경쟁하며 얼마나 실력이 좋아질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큰 기대를 받고 진출한 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이 1년 넘게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조급함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이소미는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앞서 여러 차례 노력의 힘을 경험한 만큼 과정에 집중했다. 다행히 원하는 목표를 달성했고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찾아와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얻게 됐다"고 말했다.

이소미는 LPGA 투어에서 살아남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아버지 이도현 씨를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그는 "작년에 아버지께서 했던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투어 경비를 마련하겠다'는 이야기가 아직까지도 기억난다. 아버지의 헌신이 없었다면 다시 일어서지 못했을 것"이라며 "LPGA 투어에서 첫 우승자에게 주는 선물인 롤렉스를 아버지께 드리려고 한다. 그동안 받은 사랑에 비하면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하지만 아버지께서 기뻐하셨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일 우승 경쟁을 펼쳤지만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던 이소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최종일 연달아 실수를 범하면서 아직 부족한 게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메이저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고 정신적으로는 더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이저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보겠다."

AIG 위민스 오픈부터 신한금융그룹 로고가 적힌 모자를 착용하게 된 이소미는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나를 믿어주는 또 다른 가족이 생긴 것 같아 정말 행복하다.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는 더욱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최종 목표인 세계랭킹 1위가 되는 날까지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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