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혁이 'EROS'로 녹아 없어지지 않는 날개를 단 이유

박진규 칼럼니스트 2025. 7. 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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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이 새 앨범 로 돌아왔다.

이찬혁은 그동안 악동뮤지션의 음악적 브레인이지만 수줍어 보이는 청년으로, 첫 앨범 <에러> 를 통해서는 트렌드세터 GD가 되고 싶어 하는 평범한 20대 청년의 밈 정도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번 앨범 는 날개 달린 이카루스 같은 모습처럼 다양한 음악의 세계 위를 날아다니는 이찬혁의 세계를 듣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찬혁의 날개는 녹아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보여주는 음악 세계로 수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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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풍미에 세대 통합까지, 이찬혁 ‘EROS’의 진짜 매력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이 새 앨범 <EROS>로 돌아왔다. 이찬혁은 그동안 악동뮤지션의 음악적 브레인이지만 수줍어 보이는 청년으로, 첫 앨범 <에러>를 통해서는 트렌드세터 GD가 되고 싶어 하는 평범한 20대 청년의 밈 정도로 평가받았다. 이렇듯 그의 음악적인 면모는 늘 세련됐지만, 그 세련됨이 의외로 대중 친화적이어서인지 오히려 대중들은 그의 음악적 역량에 대해서는 다소 시큰둥한 태도였다.

하지만 이번 앨범 <EROS>는 날개 달린 이카루스 같은 모습처럼 다양한 음악의 세계 위를 날아다니는 이찬혁의 세계를 듣고 볼 수 있다. 맞다. 이 앨범은 단순히 이찬혁의 음악을 듣는 것만이 아니라 볼 수 있는 앨범이다. 이찬혁은 화려한 뮤직비디오들이 넘치는 미디어의 세상에 아이디어와 소박함과 진실함으로 승부하는 비주얼의 방법을 취한다.

현재 <EROS>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랑받는 '돌아버렸어'와 '비비드라라러브', 그리고 '멸종위기사랑'을 보면 각각의 음악과 뮤직비디오가 지닌 장점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돌아버렸어'는 쓸쓸한 분위기와 시적이면서 시니컬한 가사를 통해 인생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는 노래다. 1990년대의 모던록이 생각나기도 하는 이 노래는 이찬혁의 음악세계를 잘 몰랐던 대중들에게는 그의 깊이 있는 면모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이찬혁은 이 노래를 통해 빙그르르와 또르르르가 얼마나 서글프게 들리는지 멜로디와 목소리로 전달해 준다. 또한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터널 속에서 쓸쓸히 서 있는 이찬혁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일부러 어설픈 CG 효과를 넣어 그의 몸을 빙그르르, 비틀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어설픈 효과들은 오히려 이 노래에서 세상의 광대가 된 자신을 관조하는 씁쓸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한편 1980년대 신스팝의 양념이 밴 '비비드라라러브'는 어두움 속에서 좁게는 사랑 넓게는 삶의 비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곡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신나지만, 그럴수록 뭔가 점점 더 슬퍼지는 희한한 노래이기도 하다. '비비드라라러브'의 뮤직비디오는 일종의 최후의 만찬 파티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화려한 카메라 워킹 없이 한정된 공간에 독특한 패션과 분위기의 댄서들과 함께 이찬혁은 세기말 클럽의 내면세계 같은 강렬한 인상을 준다. '상한 포도알이 다시 신선해지나' 같은 가사는 이찬혁의 재능을 엿볼 수 있는 매력적인 훅이다.

두 노래가 귀에 감기면서도 씁쓸한 위스키 같다면, '멸종위기사랑'은 여전히 씁쓸하지만 하이볼 같은 경쾌함이 있다. 한 사람당 하나의 사랑이 있던, 그런 시절이 멸종했다는 선언 하에 음악은 그루브를 타고 유쾌하게 흘러간다. 세기말과 밀레니얼의 코리안 그루브 롤러코스터의 세련된 감각과 소울풍의 후렴구가 매력적인 '멸종위기사랑'은 듣기에 편하고 웃기고 사랑스럽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 또한 세기말 이후의 밀레니엄 뮤직비디오 같은 추억의 감성이 느껴지는 소품이다.

이처럼 이찬혁은 <EROS>를 통해 날개를 단 이카루스처럼 다양한 시대의 핫한 음악 위를 날아다닌다. 하지만 이찬혁의 날개는 녹아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보여주는 음악 세계로 수렴된다. 또한 이 앨범은 세련된 풍미를 풍기지만, 그의 또래 팬만이 아니라 윗세대에도 어필할 수 있는 음악적 베이스와 노랫말의 공감대가 있다.

그러니 <EROS>의 매력은 그런 것일 것이다. 다양한 음악적 소스를 활용해 아티스트 이찬혁만의 세계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여러 세대가 모두 감성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 담겨 있다. 특별한 사람과의 공감의 교류, 그것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잊고 있던 에로스의 따스한 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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