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후유증?…수용자 폭증 감당 못하는 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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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시설 과밀수용은 수십년째 반복돼 온 고질적 문제다.
문제는 수용시설 확충 같은 조치가 전제되지 않은 채로 범죄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처벌이 이뤄지면서 수용률만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수감되는 인원을 줄이거나 △수감된 인원이 더 빨리 출소할 수 있도록 하거나 △교정시설 자체를 늘려 수용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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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시설 과밀수용은 수십년째 반복돼 온 고질적 문제다. 교정당국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수용률은 오히려 높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와 지역주민 반대로 교정시설 신축·이전이 답보상태에 놓인 것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정부 들어 마약, 보이스피싱, 조직폭력 등 특정 범죄에 대한 '범죄와의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검찰·경찰은 일제히 강력대응에 나섰다. 구속수사도 활발히 이뤄지면서 지난해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용자 수는 2만1331명으로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용자의 약 35%에 달한다.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양형기준도 상향됐고 이에 따라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하는 비중도 함께 늘어났다. 대법원이 발간한 '2024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3년 1심 형사공판에서 징역 등 자유형을 선고한 비율은 63.7%로 2019년(61.3%)보다 2.4%포인트 늘어난 반면 벌금 등 재산형 선고비율은 24.5%로 같은기간 1.6%포인트 줄었다.
문제는 수용시설 확충 같은 조치가 전제되지 않은 채로 범죄에 대한 강력한 수사와 처벌이 이뤄지면서 수용률만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법조계에서는 수용률을 낮추는 방법으로 크게 3가지를 제안한다. △수감되는 인원을 줄이거나 △수감된 인원이 더 빨리 출소할 수 있도록 하거나 △교정시설 자체를 늘려 수용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선 이 세 가지 모두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교정시설은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꼽혀 신축·이전을 논의할 때마다 지역주민 반대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이전 논의는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민들 반발로 여전히 답보 상태다.
정부의 엄벌기조와 양형 강화로 수감 인원을 줄이는 것도 어렵다. 같은 이유로 가석방 심사가 소극적으로 이뤄져 수감자들이 조기에 사회로 복귀하기 힘든 구조가 유지돼 왔다.
다만 최근 법무부는 가석방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모범수형자에 대한 심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한 결과, 올해 상반기 형기의 70% 미만을 채우고 가석방된 인원이 1521명으로 전체의 25%에 달했다. 이는 2021년 2.5%에서 10배 증가한 수치다. 현행 형법상 형기의 3분의 1을 채운 수감자는 원칙적으로 가석방 심사대상이지만 실무적으로는 보통 형기의 60% 이상을 채운 수감자들이 심사를 받았다. 하지만 실제 가석방자들 대부분 형기의 80~90%를 채운 경우가 많아 수용자 감소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열악한 수용환경은 수용자 간 갈등과 혼거실 내 스트레스 증가로 이어진다. 독방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한 폭력조직원이 독방 배정을 위해 교정본부 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이 수사를 벌이는 것도 이러한 과밀수용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과밀수용은 교도관의 업무환경도 악화시키고 있다. 정원을 훌쩍 넘긴 수용자를 제한된 인력으로 관리하다 보니 정신적 피로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법무부가 시행한 '교정공무원 심리검사를 통한 정신건강 실태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울감을 호소하는 교도관의 비율이 6.3%로 직전 조사인 2년 전(3.9%) 대비 두 배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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