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여수 고용위기 지정 '감감'···선제대응지역 해법될까
심의도 아직…정량지표 걸림돌
정량 요건 완화…"면밀히 검토"

광주 광산구와 여수시의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시행할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제도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30일 광산구와 여수시에 따르면 두 지자체는 최근 고용노동부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신청했으며, 현지 실사를 마치고 고용정책심의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고용위기지역은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거나 악화가 확실시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된다. 지정 시 고용유지지원금, 고용·산재보험료 납부 유예, 생활안정자금 융자 요건 완화 등 다양한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
광산구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대형 화재와 대유위니아 계열사의 파산 등으로 지역 산업 전반에 타격이 발생했다며 지난 6월23일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한 달여 만인 지난 24일 고용부 민관합동조사단이 하남산단과 금타 공장을 방문해 실사를 진행했다.
앞서 여수시는 지난 4월30일 전남도와 공동으로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여수국가산단 내 석유화학산업 침체로 인해 2022년 대비 생산은 11.6%, 수출은 15.9% 감소했고, 이로 인한 대기업 발주 축소, 일용직 해고, 소상공인 폐업 증가 등 지역 전반의 고용 여건이 급격히 나빠졌다는 판단에서다. 여수시도 5월26일 실사를 마쳤지만 두 달이 넘도록 지정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두 지역 모두 '정량 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행 제도상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5% 이상 감소, 구직급여 신청자 수 20% 이상 증가 등 수치를 만족해야 하지만 광산구와 여수시는 해당 요건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량 평가를 충족하지 않고 정성 평가만으로 지정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과 지자체는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며 정부의 유연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여수갑)·조계원(여수을)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감소율, 구직급여 신청자 증가율 등 정량적 기준만을 고집하며 실제 현장의 고용 붕괴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가 수치로 잡히지 않는 실직과 이탈, 계약만료 등의 구조적 문제를 무시한 채 형식적 기준만을 고수하는 것은 직무유기다"고 비판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도 실사 당시 "당장 드러난 숫자, 통계보다 더 큰 위기와 어려움이 현실화하기 전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지역 일자리, 시민 삶을 지킬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제도를 새롭게 도입,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할 예정이다.
기존 고용위기지역 제도가 '이미 위기가 발생한 뒤'에야 지정 가능하다는 한계를 보완해, 고용 사정이 악화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사전에 지정·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선제대응지역은 지방고용노동관서장이 지자체와 협의해 신청하며, 지정 시 고용유지지원금, 직업능력개발 사업 등의 예산을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또 지역 전체 고용보험 사업장 중 10% 이상에서 피해가 발생했거나 우려가 있는 경우 등 기존 제도보다 요건이 완화됐다.
광산구 관계자는 "고시 개정 소식은 전달받았으나 시행 시점이나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며 "요건 충족 여부는 전문가 검토가 필요한 만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여수시 관계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8월 초 고용정책심의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제도는 현재 여수지청을 통해 문의한 상태지만, 구체적인 적용 가능성이나 절차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고용위기지역 신청 당시 정량 평가에 활용된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구직급여 신청자 수 등의 지표는 3월 기준 수치였지만, 선제대응지역 제도가 시행되면 보다 최근 데이터를 기준으로 다시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새 기준이 확정되면 여수지청와 협조해 관련 통계를 보완하고 신청 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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