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시절 김정은 최초 공개…"농구하면서 키 많이 컸다"

농구 시작 배경은 '김정은 작은 키'
"농구공 갖고 잘 정도로 좋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청소년 시절 농구 경기에서 우승해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이 최초 공개됐다. 사진 속 김 위원장은 앳된 얼굴에 지금과는 달리 홀쭉한 체형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청소년 시절 농구 경기에서 우승해 트로피를 들고 있는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30일 저서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 그의 정치와 전략'의 일어판에 수록된 해당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김 위원장은 앳된 얼굴에 지금과는 달리 홀쭉한 체형으로 농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정 부소장은 김 위원장이 1997년 1월 스위스 유학 중 크리스마스 방학 기간을 맞아 잠시 귀국, 평양에서 친형 김정철 등과 농구 경기를 한 뒤 찍은 사진이라고 했다. 사진 원본에는 목에 메달을 건 김정철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정 부소장은 해당 사진을 2021년 3월 미국에서 김 위원장의 이모부 리강 씨로부터 받았다고 했다. 리 씨는 김 위원장의 이모인 고용숙 씨와 부부다. 리강 부부는 지난 1998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정 부소장은 리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김 위원장이 농구를 즐기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리 씨는 "김정철은 키가 큰데 김정은의 키가 작아 고용희(김 위원장 친모)가 속상해 했고, 그래서 김정은에게 농구를 하게 했다"며 "그런데 김정은이 투사(슛)를 잘해 자신도 재미를 붙이게 되고 농구공을 가지고 잤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2.8체육단 여자 농구선수들(국가대표)과 농구 경기를 하다가 나중에는 남자 농구 선수들과 경기했다"며 "김정은이 방학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농구만 했다"고 말했다. 리강 씨도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농구를 했지만 김 위원장과 농구를 하느라 힘들었다고 했다.

리 씨는 "김정은에게 체육은 공정해야 하고 룰과 법칙에 따라야 한다는 것을 계속 강조했다"며 "그 후 김정은이 스포츠맨 정신을 갖게 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경기에서는 비겼는데 김정은이 '그럼 우리가 진 것으로 하자'고 이야기했다"며 "물러날 줄도 알고 진 것도 인정할 줄도 알고, 그런 점에서 농구가 김정은에게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리 씨는 "김정은이 농구를 못 하면서 살이 찐 것 같다"며 "집안 내력에 과음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부소장은 고용숙 씨와의 인터뷰 내용도 함께 소개했다. 고 씨는 "김정은이 농구를 굉장히 좋아했고 매우 잘해서 거의 항상 이겼다"며 상대 선수들이 김 위원장을 봐준 건 아니라고 했다. 또 "김정은이 농구를 하면서 키가 많이 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프로농구(NBA) 팬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직후인 2013년 2월 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북한으로 초청해 직접 만났다. 로드먼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딸 이름을 정확히 '김주애'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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