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따라 요동치는 KRW… 환율 변동폭, 円보다 컸다
한미 통상 협상 영향으로 원화 가치가 출렁이고 있다. 이달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주요국 중 4위, 아시아 국가 중 1위였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거치며 환율이 출렁였던 일본보다도 변동 폭이 컸다. 금주 한미 관세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환율 변동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무역협상 줄타기 속 원화 ‘널뛰기’… 이달 40원 ‘출렁’
30일 한국은행 금융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일평균 변동률(전일 종가 대비 금일 종가)은 0.14%로 나타났다. 한은이 취합하는 주요 42개국(원화 포함) 중 아르헨티나(0.41%)와 카자흐스탄(0.20%), 러시아(0.17%)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치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으로 환율이 출렁였던 일본(0.13%)보다도 우리나라 통화의 변동 폭이 컸다.

환율은 지난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국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 5월 15일에는 1394.5원에 마감하면서 약 5개월 만에 1300원대로 떨어졌으며, 6월 30일에는 장중 1347.1원까지 하락했다. 이후에도 한동안 1350원대에서 움직이며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연쇄 무역협정 체결이 가시화되면서 원화 가치가 다시 출렁이기 시작했다. 백악관이 무역협정을 예고한 이달 4일에는 환율이 1362.3원(종가 기준)으로 상승했고, 닷새 뒤인 9일에는 1375원으로 치솟았다. 캐나다와 인도네시아, 일본과의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14일과 17일에는 각각 1381.2원, 1392.6원을 기록하며 1390원대를 넘겼다.
환율이 미국의 관세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은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비중은 36.6%로, G20 국가 중 네덜란드(73.4%), 스위스(47.4%)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미국이 고율 관세를 적용하면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환율에도 하방 압력이 가해진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 15~20% 수준의 일괄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강경한 무역 정책 기조를 시사했다”면서 “통상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났고 원화는 약세 압력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 한미 협상 결과 주목… “바이 USA 현상, 달러 강세 지지”
시장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 시각) 이재명 대통령을 수신자로 한 관세 서한에서 8월 1일부터 우리나라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본(15%)이나 EU(15%)에 부과된 관세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미국이 정한 상호 관세 부과시점인 다음 달 1일까지 관세율을 낮추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워싱턴DC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 통상 협의를 벌였다. 구 부총리는 오는 31일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하루 전 최종 담판을 짓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미국의 한국에 대한 관세율 인하에 주력하고 있지만,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준으로 관세가 결정되면 원화 약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미 통상 협상이 일정 수준 성과를 내더라도, 달러화 강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5500억달러)과 EU(6000억달러) 등 주요국이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관세 수입 증가로 미국의 재정수지가 개선되면 달러 선호현상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단기 및 중장기 관점에서 미국 경제가 여타 주요국에 비해 상당한 득을 챙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현상이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높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자금의 바이(Buy) USA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은 달러화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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