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기 사전 확보 의무화 방침···전력난 대비 나선다

조문희 기자 2025. 7. 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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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남쪽 요코하마에 위치한 송전탑.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전기 소매사업자를 상대로 전력 사전 보유를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전력 공급 취약지점을 공략한 방책이지만, 영세업체에겐 타격이 될 수 있어 세심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력 소매사업자에 중장기 전력 조달 계약을 의무화하는 방침을 정했다. 미래 수요 예측에 따라 미리 전기량을 확보하도록 강제하는 안이다. 그동안 소매사업자는 전력 조달 관련한 법적 의무를 지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경산성은 소매사업자가 예상 수요의 50%에 해당하는 전력을 공급 3년 전에 미리 확보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공급 1년 전에는 수요의 70%를 준비해야 한다. 사업자가 해당 의무를 위반할 경우엔 전기사업법에 따라 사업 등록이 취소된다.

이같은 규제는 일본 전력 시장의 독특한 구조를 반영한 것이다. 일본 전력 시장에서 공급 주체는 크게 도쿄전력, 간사이전력 등 대형 전력회사와 중소규모 소매사업자 둘로 나뉜다. 당초 대형사 중심 구조였으나, 2016년 전력 자유화 이후 소매업체가 우후죽순 생겼다. 새로 생겼다는 의미에서 이들을 ‘신전력’이라고도 부른다. 현재 전력소매사업자는 773개에 달하며, 전체 판매 전력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소매사업자는 주로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서 소비자에게 파는 유통업자에 가깝다. 송전망 등 고정비용이 적게 들고 다양한 할인 요금제를 이용해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 정부 규제를 받는 대형사보다 유리하지만 연료 가격 급등에는 극히 취약하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전기 판매를 포기하는 업체도 나타났다. 전기를 못 사는 사례가 늘어 ‘전력난민’이란 말도 생겼다. 닛케이에 따르면 2024년 3월 기준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파산한 사업자는 누적 119개사로 2022년 3월 대비 7배 늘었다.

새 규제가 시행되면 일본 전기 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소매사업자가 전력을 사전에 확보하려면 화력, 재생에너지 등 발전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발전사는 중장기 수요가 명확해지니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를 계획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발전설비 등에 대한 신규 투자도 이어질 수 있다. 경산성은 올해 안에 최종 방침을 낼 계획이다.

닛케이는 “새로운 방침에서는 일정 수준의 재무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소 영세 사업자의 도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영세업체에 대해선 의무 요건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제언을 전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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