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달라지는 복날 풍경... 보신탕 대신 흑염소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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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中伏)인 30일 낮 12시 30분.
서울의 유명 보신탕 전문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던 김모씨는 "복날에 예약도 없이 왔는데 빈자리가 많아 놀랐다"면서 "종업원이 흑염소를 먹겠느냐고 물어봐서 낯설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역 인근 흑염소 식당 대표 A씨는 "올해 들어 매출이 예년보다 20% 이상 늘었다"며 "복날이 아니어도 평일 점심이면 사람이 가득 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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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염소 프랜차이즈 업체도 올해에만 3곳 신규 등록

중복(中伏)인 30일 낮 12시 30분. 서울의 유명 보신탕 전문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던 김모씨는 “복날에 예약도 없이 왔는데 빈자리가 많아 놀랐다”면서 “종업원이 흑염소를 먹겠느냐고 물어봐서 낯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행인 이모씨는 “보신탕 식당에서 흑염소를 함께 팔거나 아예 흑염소 전문으로 전업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며 “개고기를 전에는 먹다가 이제는 안 먹는 지인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런 현상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개 식용 종식법’이 작년 초 국회를 통과했다. 유예 기간(3년)을 넘기면 본격 시행돼 개고기 판매 행위를 처벌하게 된다. 또 반려견 인구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보신탕 공급과 수요가 모두 줄어들 수 있는 상황에서 ‘대체재’라고 할 수 있는 흑염소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보신탕 밀어내는 흑염소탕… 프랜차이즈 업체도 속속 등장
지난 2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역 인근 흑염소 식당 대표 A씨는 “올해 들어 매출이 예년보다 20% 이상 늘었다”며 “복날이 아니어도 평일 점심이면 사람이 가득 찬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서 개고기와 흑염소를 함께 취급하는 식당 대표 B씨도 “예전엔 개고기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흑염소 매출이 절반을 넘는다”고 했다.
외식 업계도 흑염소 프랜차이즈 시장에 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에만 흑염소 프랜차이즈 3곳이 새로 등록됐다. ‘본죽’ 브랜드로 알려진 본아이에프는 ‘본흑염소능이삼계탕’이라는 이름으로 올해 1호점, 2호점을 잇따라 열었다.
이와 함께 흑염소 사육과 유통도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염소 사육 두수는 2013년 24만2787마리에서 2023년 42만3430마리로 10년 새 70% 이상 늘었다. 흑염소 경매장도 2023년까지 전국 2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만 5곳이 새롭게 생겼다.

◇개 식용 종식법 통과된 뒤 개 농장 600여 곳 문 닫아
국회는 지난해 2월 ‘개 식용 종식법’을 통과시켰다. 개를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법 통과 직후인 2024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개 농장 1537곳 중 623곳(약 40%)이 문을 닫았다. 연말까지 315곳이 추가로 폐업할 전망이다.
서울 중구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C씨는 “수도권에선 개고기를 거의 구할 수 없어 지방에서 겨우 물량을 받는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하는 D씨는 “정부가 못 먹게 한다는 소문이 퍼지니까 복날인데도 손님이 뚝 끊겼다”며 “대책도 없이 금지부터 하니 장사 접으라는 얘기밖에 더 되느냐”고 했다.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 길러… “반려견은 가족”
반려견을 가족으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식용 개고기에 대한 거부감도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체 가구 중 28.6%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으며, 이 중 반려견은 약 500만마리에 달한다.
직장인 조모(24)씨는 “어릴 땐 가족끼리 복날마다 개고기를 먹었는데, 반려견을 키우면서 흑염소 전골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동물 복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개 식용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며 “대체재가 다양해지면서 이제는 보신의 의미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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