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캄보디아에 울려 퍼진 희망의 노래

김봉현 안동 부부한의원 원장 2025. 7. 30. 15: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봉현 안동 부부한의원 원장

지난 7월 24일, 필자는 김해공항에서 출발해 베트남 하노이를 경유, 캄보디아 씨엠립에 도착한 뒤 다시 차량으로 봉사지인 캄퐁톰까지 이동했다. 새벽부터 시작된 여정은 한국 시각 밤 10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총 15시간이 걸린 고된 길이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도착했지만, 다음 날 아침 7시 30분, 경북 보건단체 의료봉사단 92명의 팀원들은 어김없이 집결했다. 8시부터는 진료소 설치가 시작되었고, 10시부터 본격적인 진료가 이어졌다. 해마다 같은 시기에 찾아오는 의료봉사단의 존재는 현지 주민들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었던 듯, 이른 아침부터 진료소 앞은 긴 줄로 가득했다.

특히 민쩨이대학교 한국어과 학생들이 통역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언어 장벽을 낮춰주었다. 단순한 진료를 넘어 문화와 마음이 오가는 교류의 장이었다.

그러던 중, 캄보디아와 태국 국경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인들의 걱정 섞인 연락이 쏟아졌고, 현장에 있던 우리 또한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진료 지역과의 거리는 멀었고 즉각적인 위협은 없었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의 불안한 눈빛에서 분쟁의 여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진료 대상은 다양했다. 근골격계 통증부터 두통, 소화불량, 어지럼증까지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처음엔 불편한 표정으로 찾아왔던 이들이 치료 후 "어꾼(감사합니다)"이라며 웃는 얼굴로 돌아설 때마다, 우리는 이곳에 온 이유를 다시금 되새기게 되었다.

첫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진료는 정신없이 이어졌다. 오전엔 대기 인원이 폭주했지만, 오후에는 상대적으로 줄었다. 그 이유를 현지 한국인 봉사자에게 묻자, 국경 분쟁으로 인한 불안감이 영향을 미친 듯하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둘째 날 아침에는 더 많은 주민들이 진료소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둘째 날은 팀워크가 한층 더 매끄러워졌다. 자연스럽게 역할이 정리되고, 협업도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덥고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은 팀원들의 진심 어린 모습은, 그날 하루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날엔 오전 진료만 진행되었음에도 많은 주민들이 찾아주었다. 일부는 전날 치료 효과를 보고 다시 찾아온 이들이었다. 진료 일정은 눈 깜짝할 새 지나갔고, 아쉬움과 보람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남긴 채 마무리되었다.

진료 후 마무리 회의 자리에서 한 팀원이 "우리가 환자를 치료했지만, 우리 마음이 더 치유되었다"고 말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시간을 통해 모두가 값진 경험을 안고 돌아가게 되었다.

경북지역 보건단체의 캄보디아 의료봉사는 올해로 12년째를 맞는다. 경북의사회, 한의사회, 치과의사회, 간호사회, 약사회가 연합해 매년 이뤄지는 이 봉사활동은 이제 단순한 의료지원을 넘어, 학술 교류와 새마을운동 전파 등 다양한 협력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진료받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따뜻한 기억을 남기고, 머나먼 나라에서 건강을 걱정해준 이웃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활동은 충분히 의미 있다.

때론 한 번의 도움보다 꾸준한 손길이 더 큰 감동을 주고, 지속적인 봉사는 우정과 희망을 전한다. 우리는 이 봉사를 통해 국경을 넘어 마음을 나누었고, 양국의 신뢰와 우호 관계를 더욱 굳건히 다지는 데 기여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이 캄보디아와 한국, 나아가 세계와의 상호 이해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지속 가능한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번 봉사를 통해 각 다섯 보건단체는 마치 합창단이 소프라노, 테너, 메조소프라노, 바리톤, 베이스 역을 맡아서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내어 최고의 합창곡을 연주하듯 각자의 장기와 특기를 통해 캄보디아 국민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인술이라는 멋진 연주를 한 것이다. 그 연주곡이 캄보디아에 울려퍼질수록 전쟁으로 인한 불안감, 질병이라는 공포감에서 벗어나고 사랑과 기쁨을 가득담은 희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