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아이 먹일 건 소금물뿐”…가자, 아사 급증에 사망 6만명 넘어

최우리 기자 2025. 7. 3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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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주민 사망자가 6만명을 넘어섰다.

주민 36명 중 1명 꼴로 숨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며, 최근에는 기아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29일(현지시각) 2023년 10월7일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6만34명이 사망하고 14만587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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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 “3명 중 1명 종일 굶어, 즉각 조치 필요”
29일(현지시각) 다섯 아이의 아버지인 모하메드 아부 암샤(39)의 자녀들이 가자 북부 가자시티 텐트 안에서 음식을 먹고 있다. 가족들은 식량 배급으로 얻은 극소량의 밀가루만을 먹고 있었다. 가자시티/신화 연합뉴스

가자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주민 사망자가 6만명을 넘어섰다. 주민 36명 중 1명 꼴로 숨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며, 최근에는 기아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29일(현지시각) 2023년 10월7일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6만34명이 사망하고 14만587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올해 초 하마스와 휴전을 끝내고 재공습에 본격 나선 3월18일 이후 사망자는 8867명, 부상자는 3만3829명이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하마스 대원과 민간인 희생자를 구분해 발표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민간인으로 보인다. 희생자 중 어린이가 1만8592명으로 30.8%, 여성이 9782명(16.2%), 노인 4412명(7.3%)라고 설명했다. 알자지라는 주민 36명 당 1명이 숨진 꼴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1월 팔레스타인 통계청은 가자지구 주민은 전쟁 발발전보다 약 16만명이 감소한 210만명으로 추정한 바 있다.

유엔은 29일 식량 위기를 평가하는 척도인 통합식량안보단계(IPC) 보고서를 공개해 가자지구 주민 사망 주요 원인이 공습에서 최근 기아와 영양실조, 질병으로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3명 중 1명은 온종일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으며, 다섯 가구 중 한 가구는 극심한 식량 부족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올해 5월12일 기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가자지구 전체 주민들이 오는 9월까지 심각한 수준의 식량 불안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중 50만명은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는 재난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자지구 전역에서 5살 미만 아동 7만명 이상과 임산부와 수유 여성 1만7천명이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을 수 있다고 예고했다.

29일(현지시각) 가자 북부 베이트라히아에 도착한 구호 트럭에서 주민들이 식량 등을 옮기고 있다. 베이트라히아/로이터 연합뉴스

유엔은 “올해 5월과 이달 사이 극심한 기아를 경험하는 가구 비율은 두 배로 증가했다. 이달 초 이후 영양실조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물자 유통 확대와 생명 구조 지원, 휴전 등의 조치가 즉각적으로 취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5살 미만 아동의 아사가 급증하고 있다. 4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2만명이 넘는 아동이 급성 영양실조 치료를 위해 입원했고, 이중 3천명은 중증이다. 이달 17일 이후 최소 16명의 5살 미만 아동이 굶주림에 사망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한 아이를 임신 중인 가자 주민 암 자말 나사르는 18개월 된 아들에게 소금이나 옥수수 전분을 물에 타서 먹이는 것이 전부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미국까지 가자의 기아 상황에 대해 우려하자 식량 전달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하아레츠는 “전쟁 시작 후 국제 사회가 이스라엘에 기근 위험에 대해 수차례 경고했으나 이를 무시해왔다. 기근은 예견되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올해 5월 가자지구에서 마지막 빵집이 문을 닫은 뒤 2주 뒤 아동의 급성 영양실조 비율이 4% 급증했고, 지난달 중순 가자 아동 6%가 이미 급성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이스라엘이 식량 반입과 분배를 모두 막아서며 식량의 내부 이동은 모두 이스라엘방위군(IDF)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29일(현지시각)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런던의 다우닝가 외부에서 가자 주민들의 굶주림을 외면하지 말라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긴급 내각 회의를 열어 오는 9월 전 이스라엘이 휴전 등 가자 상황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면 주요7개국(G7) 국가 중 프랑스와 영국이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게 된다. 런던/AP 연합뉴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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