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낸 세금으로 나온 밥”…잔반 70% 줄인 소년원의 비결

박준하 기자 2025. 7. 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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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낸 세금으로 나온 밥이라는 말을 듣고 뜨끔했어요."

학창 시절의 비행으로 전주 송천중고등학교(전주소년원)에 입소한 학생들이 '배려하는 식사 예절'을 실천하며 달라지고 있다.

잔반을 남기지 않은 모범 학생에게는 포상을 주고, 담임교사와 직원들이 함께 식사하며 '배려하는 식사 예절'을 자연스럽게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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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소년원 잔반 제로 캠페인 실시
배식으로 과시하는 소년원 문화 바꿔
잔반 남기지 않는 학생에게 포상하고
‘잔반 제로’로 4행시 공모전도 열어
급식을 받는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부모님이 낸 세금으로 나온 밥이라는 말을 듣고 뜨끔했어요.”

학창 시절의 비행으로 전주 송천중고등학교(전주소년원)에 입소한 학생들이 ‘배려하는 식사 예절’을 실천하며 달라지고 있다. 소년원 측이 시행한 ‘잔반 제로 챌린지’ 캠페인이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낸 것이다.

30일 전주소년원에 따르면 그간 원내에서는 ‘많이 배식받는 것’이 일종의 자기 과시로 여겨졌다. 또래 집단 사이에서 ‘내가 더 대접받는다’라는 인식을 심으려는 일부 학생들은 밥과 반찬을 수북이 담은 식판을 들고 다니기 일쑤였다. 그 결과, 식사 후 잔반통에는 먹다 남긴 음식물이 넘쳐났다.

이에 소년원은 지난달 11일부터 전 학생이 참여하는 ‘잔반 제로 챌린지’를 시작했다. 식사 전에는 세금과 음식물 쓰레기에 관한 공익 교육을 하고, 표어 짓기 활동 등을 통해 “먹을 만큼만 담자”는 인식을 심어줬다.

실천도 뒷받침됐다. 잔반을 남기지 않은 모범 학생에게는 포상을 주고, 담임교사와 직원들이 함께 식사하며 ‘배려하는 식사 예절’을 자연스럽게 가르쳤다. 학생 간 소통도 활발해졌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캠페인 한 달 만에 잔반량은 70% 가까이 줄었고, 일부 학생들은 식사 전 감사 인사를 전하며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한때 과시용으로 들고 다니던 ‘산더미 식판’도 점차 사라졌다.

김모군(16)은 “예전엔 많이 받아야 든든한 느낌이었지만 결국 다 남겼다”며 “지금은 욕심부리지 않고 조절해서 음식을 받으니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모군(17)도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은 날 선생님께 칭찬받았는데,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학생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잔반 제로’ 4행시 공모전도 열었다. ‘(잔)소리 듣기 싫으면 (반)찬을 남기지 말고 (제)대로 밥을 푸자, 그러다 보면 (로)제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먹는 날이 올 것이다’라는 재치 있는 작품이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김행석 전주소년원장은 “이번 챌린지는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 질서 안정과 공동체 의식 회복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며 “질서 있는 식사 시간과 사소한 예절의 인식 변화는 생활 전반의 차분한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년원은 이번 캠페인을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식습관 교육과 생활 예절 캠페인으로 발전시켜 ‘감사와 배려’의 가치를 학생들에게 꾸준히 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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