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윤석열·김건희·이종섭 등 비화폰 기록 받는다…‘VIP 격노·구명로비’ 조사

최혜린·강연주 기자 2025. 7. 3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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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해병 수사 외압 사건을 맡은 이명현 특별검사 등 특검 지휘부가 지난 1일 대전 국립현충원 채상병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이 사용했던 비화폰(도청방지 휴대전화)에 대한 통신기록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채 상병 순직과 수사외압 의혹 사건이 일어난 2023년 7~8월 무렵 이들이 사용한 비화폰 통신기록을 분석해 윤 전 대통령의 ‘격노설’ 이후 수사기록이 이첩·회수된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전망이다.

정민영 특별검사보(특검보)는 30일 오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전 국가정보원장),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주요 사건 관계인의 비화폰 통신 기록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지난주에 발부 받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20여명이 넘는 사건 관계인들을 영장에 명시했고, 비화폰을 관리하고 있는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에 해당하는 인물들의 통신 기록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들의 비화폰 통신기록이 늦어도 이번 주 내 모두 제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이들이 사용한 비화폰의 2023년 7~8월 통신 내역을 집중 분석할 예정이다. 채 상병이 순직하고 수사외압이 있었다고 의심하는 기간이다. 특검팀은 최근 ‘격노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데 이어 이를 뒷받침할 물증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여사가 연루된 ‘구명로비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 특검보는 “특검은 채 상병 사망 이후 수사결과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의심되는 기간 주요 관계자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조태용 전 실장에게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진술을 추가로 확보했다. 조 전 실장은 당시 회의 상황과 관련해 본인이 기억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상당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조 전 실장을 다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조태용 실장의 기억이 정확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추가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본인도 추가 조사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의 최측근이었던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두 번째로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를 마친 뒤 박 전 보좌관을 피의자로 전환할지 말지 결정할 방침이다. 정 특검보는 “기록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 중”이라며 “기록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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