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IT 강국 인도의 민주주의 위기…도서 『거대한 퇴보』 外
『거대한 퇴보』

힌두교 신자가 아닌 자들은 모두 멸시의 대상이 됐고, 법과 제도는 물론 통제 불가능한 무력이 무슬림 박해에 활용됐다. 특히 2019년 1월 인도 의회가 무슬림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시민권 수정법(CAA)’을 통과시키면서 퇴보는 가속화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2020년 2월 인도 뉴델리에서는 경찰의 폭력 진압과 반무슬림 폭동으로 5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실상 학살이었다.
이런 모디 총리의 행보는 국제사회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지만, 그럼에도 그는 결국 지난해 3월 시민권 수정법을 전격 시행했다. 이로 인해 거의 200만 명에 달하는 인도의 무슬림 신자가 무국적자로 전락했다. 최근에는 인도 내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마저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책은 모디 총리의 장기 집권 동안 나타난 양극화 심화, 청년 실업과 고물가, 종교 차별, 인종 폭력 등을 두루 짚으면서 오늘날 관료제와 언론, 사법부에 경종을 울린다.
『음악의 역사』

무궁무진한 음악의 세계를 ‘역사’로 집대성하겠다는 시도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이 책도 한국어판에 야심 찬 제목을 달았지만, 사실 원제 ‘A Little History of Music’은 하나의 관점으로 써낸 이야기라는 뜻(예일대 출판부의 ‘리틀 히스토리’ 시리즈)이다. 이렇게 접근하면 읽는 사람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 저자는 영국 BBC 예술 프로듀서이자 클래식 분야 저서를 여러 권 낸 작가다.
인간 본능에 밀접한 예술인 만큼 음악의 양상은 인간사의 흐름에 따라 함께 변화했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엔 유럽과 아프리카의 음악이 뒤섞였다. 르네상스 이후 교회 권력이 약화하면서는 귀족·교회를 벗어나 대중을 상대로 한 공연이 많아졌다.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 노예 해방, 디지털 기술의 발전 등도 음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책속에는 오늘날 대형 산업을 형성한 음악의 모습도 언급된다.
[글 송경은(매일경제)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90호(25.07.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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