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공범 수감자 맥스웰 “사면·감형 조건으로 증언하겠다”

구자룡 기자 2025. 7. 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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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항소심 끝내기 전 증언 위해서는 사면 필요” 의회에 서한
트럼프 “엡스타인, 마러라고 직원 주프레 ‘훔쳐’ 관계 끝내”
[AP/뉴시스] 제프리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인 기슬레인 맥스웰. 사진은 1991년 6월5일 영국 서리주 엡섬에서 열린 경마 대회에서 촬영한 멕스웰의 모습. 2025.07.30.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성범죄자로 수감중 자살한 제프리 엡스타인의 연인 기슬레인 맥스웰은 28일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자신은 면책 특권이 부여되거나 감형해주는 조건으로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맥스웰은 엡스타인 관련 성매매 혐의 등으로 2021년 2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과의 관계가 미국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미 사망한 엡스타인 대신 맥스웰의 증언이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맥스웰 변호사 “항소심 결론 전 증언하기 위해서는 사면 필요”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이 24일과 25일 이틀간 맥스웰을 찾아가 면담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는 조건으로 사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맥스웰의 변호인은 서한에서 그녀에게 면책 특권이 부여되지 않거나 대통령이 그녀의 20년 형을 단축해 주지 않는 한 증언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입장을 바꿔 엡스타인 수사와 관련된 추가 증거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최근 대중의 관심은 맥스웰의 의회 증언에 쏠렸다.

엡스타인은 2019년 성매매 혐의로 체포되어 기소된 직후 연방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을 매 자살했다.

10여 년 전 수사를 통해 엡스타인은 플로리다주에서 미성년 소녀들에게 성매매를 시킨 혐의로 유죄를 인정했고 이례적으로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은 뒤 풀려났다.

엡스타인 사망 후, 맥스웰은 엡스타인에게 성적으로 학대당한 미성년 여성들을 모집하려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팸 본디 법무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 고위 관계자들은 엡스타인 수사에 대한 중요한 새로운 정보 공개가 임박했음을 공개적으로 시사했지만 입장을 급히 바꿔 더 이상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혀 많은 지지자들로부터도 분노를 샀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본디 장관이 5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다만 어떤 맥락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연방수사국(FBI) 파일은 종종 관련 증거, 검증되지 않은 주장, 무죄 정보가 섞여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29일 맥스웰의 변호사 데이비드 O. 마커스가 보낸 ‘조건부 증언’ 편지는 맥스웰을 증인석에 앉히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마커스 변호사는 그녀의 모든 증언은 항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매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맥스웰의 처지를 고려할 때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공식적인 면책특권 없이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환경에서 추가적인 범죄 노출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수감 중인 플로리다 연방교도소에서 의회 조사관들과 면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서한에 적었다.

그녀는 항소심이 끝난 뒤 증언할 의향이 있는데 이는 몇 개월 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며 이러한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사면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 방문을 전후해 여러차례 맥스웰의 사면이나 감형 허가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받았으나 뚜렷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엡스타인, 주프레 ‘훔쳐’ 관계 끝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자신이 엡스타인과 관계를 끊은 것은 그가 마러라고의 스파 여직원을 ‘훔쳤기(stole)’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마러라고의 스파에서 근무했던 버지니아 주프레는 엡스타인에 의해 성폭행 피해를 당한 뒤 고통을 겪었으며 올해 4월 자살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이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을 ‘괴상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마러라고 리조트 출입을 금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에 의해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훈련받았으며 영국의 앤드류 왕자를 포함해 부유하고 권력있는 포식자들에게 “과일 접시처럼 돌려졌다”고 말한 바 있다.

주프레는 2000년 마러라고에서 스파 관리자로 일하던 중 엡스타인의 성매매 조직에 끌려갔을 당시 16살이었다.

그는 엡스타인과 그의 동료들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다가 2002년 그와의 연락을 끊었다고 말했다.

그해 10월 트럼프는 뉴욕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엡스타인에 대해 “정말 멋진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는 “함께 있으면 정말 즐거운 사람이다. 나만큼 아름다운 여성을 좋아한다는 말도 있는데, 그중 상당수가 어린 편이다. 제프리는 사교생활을 즐긴다”고 말했다.

2년 후 두 사람은 압류된 팜비치 해변 저택 매입을 두고 경쟁을 벌이다 트럼프가 엡스타인보다 높은 가격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뒤 오랜 우정은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2019년에 자신과 엡스타인이 싸움을 벌였으며 15년 동안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자신은 엡스타인의 팬이 아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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