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아의 금쏭달쏭]3만원 이자가 10만원 됐다고?… 큰코다치는 ‘마통’
#직장인 김모(26) 씨는 첫 출근을 앞두고 마음이 설렜다. 합격 소식을 들은 뒤 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심한 그는 자금을 마련하던 중 '마이너스통장'(마통)에 대해서 알게 됐다. 주변에서는 '비상용으로 미리 열어두면 좋다'거나 '금리도 낮고 일반 대출보다 승인도 쉽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김씨도 큰 고민 없이 2000만원 한도의 마통을 개설했다. 여행 경비로 1000만원을 쓰면서도 부담은 느끼지 않았다. 당시 금리는 3%대로 매달 이자가 3만원 남짓이라 금방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월급을 받아도 생활비가 빠듯했고, '이자는 3만원뿐'이라는 생각에 원금 상환은 매달 미뤄졌다. '통장에서 언제든 빼 쓰고 다시 채우면 되지'라는 마음에 돈이 부족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마이너스통장에서 꺼내 썼다. '돈이 모자라면 마통 쓰면 되지' 하는 생각이 습관이 되면서 어느덧 한도 대부분을 채우게 됐다.그러는 사이 금리도 오르기 시작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8%대로 치솟았고 이자만 해도 매달 10만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김씨는 "처음엔 이게 대출이라는 생각도 안 들었다"며 "한도 안에서 내 돈처럼 쓰다 보니 금세 빚이 쌓였다"고 털어놨다.
기준금리 인하가 거론되는 '금리 하락기'에는 김씨처럼 '편한 대출'로 여겨지는 마이너스통장의 유혹에 더 쉽게 빠지기 마련이다. 손쉽게 개설할 수 있고, 당장 이자가 붙지 않아 부담이 적어 보이지만 한 번 사용하기 시작하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금방 갚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빠져나오기 어려운 걸까. 마이너스통장은 정식 명칭이 '신용한도대출'인 대출의 한 형태다. 약정한 한도 내에서 필요한 만큼 수시로 꺼내 쓸 수 있고 일반 신용대출처럼 대출금이 한 번에 입금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할 때 꺼내 쓰고 원할 때 갚는 구조다. 하지만 바로 이 '언제든 꺼내 쓰고, 아무 때나 갚을 수 있다'는 구조가 상환을 미루게 만들고 결국 빚을 습관처럼 쓰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마통은 '쓰지 않아도 대출로 간주되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한도가 2000만원이라면 실제로 100만원만 사용했더라도 신용정보상 대출 금액은 2000만원으로 잡힌다. 다른 대출을 받을 때 총부채가 많은 것으로 계산돼 한도가 줄어들거나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쓴 금액보다 훨씬 큰 빚을 진 셈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사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려고 은행에 갔는데, 마이너스통장이 있다는 이유로 원하는 만큼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상담을 받았다"며 "생활비처럼 쓰던 3500만원을 15일 안에 전액 상환해야 한다는 말에 멘붕이 왔다"는 사연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처럼 구조를 잘 알지 못한 채 가볍게 시작한 마이너스통장이 이후 더 큰 자금 계획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해당 소비자는 "그동안 마통이 대출로 간주되는 줄 몰랐다"며 "이번에 갚고 나면 다시는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금리 부담도 마이너스통장의 또 다른 단점이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일반 신용대출보다 보통 0.5%포인트(p)가량 높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 언제 돈을 꺼낼지 몰라 그만큼의 자금을 항상 확보해둬야 하고 중도상환수수료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대기 비용'을 감안해 더 높은 금리를 매기는 셈이다.
이자 부담은 하루 단위로 계산된다. 마통을 사용하지 않은 날은 이자가 붙지 않지만, 단 하루라도 사용하면 그날의 최고 사용금액을 기준으로 하루치 이자가 부과된다. 5분 만에 갚더라도 하루 이자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이자 납입일에 잔액이 부족해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면 연체로 간주돼 연체이자까지 물어야 한다. 처음 3%대였던 마이너스통장 금리에 연체이자가 붙으면 최고 연 15%까지 적용될 수 있다. 연체가 반복되면 사실상 '연 15% 금리의 대출'을 쓰는 셈이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마이너스통장을 월급통장과 연동해 자동으로 상환이 이뤄지도록 하거나 생활비 계좌와는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생활비가 부족한 날 공과금 등이 마통에서 자동 출금되면 이자가 발생하고, 잔액이 부족해 이자까지 빠져나가지 못하면 연체로 처리될 수 있어서다.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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