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에서 복서로, '무쇠소녀단2'가 다시 던진 도전장 [예능 뜯어보기]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2025. 7. 30. 09:5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무쇠소녀단2', 사진제공=tvN

지난해 '무쇠소녀단'이 보여준 기적은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을 넘어섰다. 수영·사이클·마라톤으로 구성된 철인 3종 경기에 도전장을 냈던 출연진은 불가능해 보였던 미션을 현실로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 결과 토요일 오후라는 시청률 불모지에서도 선전을 펼쳤고,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예능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성과를 남겼다.

그리고 지난 11일,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무쇠소녀단'은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오히려 '복싱'이라는 전혀 다른 영역에 과감히 도전하며 더 큰 고난과 위험을 택했다. 단순히 종목만 바뀐 것이 아니다. 훈련 방식, 경쟁의 본질, 도전의 강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더욱 강렬하고 치열해진 이들의 도전이 다시 한번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tvN '무쇠소녀단2'는 배우 유이, 금새록, 박주현, 설인아가 120일간 복싱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는다. 출연자들을 향해 "사람 때려 보셨나요?"라던 박주현의 질문처럼, 이들은 복싱 글러브는커녕 주먹을 뻗어본 적조차 없는 완전한 초보자들이다. 그런 그들이 두려움을 딛고 진짜 챔피언에 도전한다.

철인 3종에서 복싱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종목 변경이 아니다. 도전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파격적인 변화다. 3시간에 걸친 자신과의 싸움이 3분간 상대와의 직접 대결로, 지구력 중심의 도전은 이제 순간 폭발력과 정신력이 결정짓는 승부로 바뀌었다.

'무쇠소녀단2', 사진제공=tvN

복싱은 부상 위험만 따져봐도 철인 3종보다 훨씬 높다. 단순한 체력 소모를 넘어선, 직접적인 충돌과 상해의 가능성은 배우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일 수 있다. 그럼에도 유이 박주현 설인아,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금새록이 이 낯설고 거친 여정을 선택한 건 분명한 용기다.

이들의 도전을 지원하는 전문가 집단도 눈에 띈다. 이종격투기 선수 출신 김동현과 복싱 국가대표 출신 김지훈이 코치로 합류했고, 지난 시즌을 함께한 허민호가 체력 훈련을 맡는다. 이는 단순한 예능을 가장한 스포츠 프로젝트이자, 진짜 복싱 챔피언을 키우겠다는 제작진의 집념과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무쇠소녀단2'의 또 다른 강점은 분명하고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다. 이들은 120일간의 집중 훈련을 통해 국내 복싱대회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 구체적인 목표는 시청자에게 긴장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안긴다. 이 도전은 단순히 "복싱을 배워보자"는 수준이 아니다. "복싱 대회에서 우승하자"는 강한 목표는 출연자에게도 절실함과 열정을 불어넣는다. 38도 급경사의 400m 스키점프대를 12분 안에 역주행하고, 210kg 타이어를 네 명이 함께 뒤집는 고강도 훈련까지의 과정들은 진짜 챔피언을 향한 절박한 몸부림이다.

지난 시즌이 개인의 한계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시즌은 팀워크와 상호 성장에 더 큰 무게를 둔다. 체력적 한계에 부딪힌 금새록이 첫 훈련부터 어려움을 겪자 다른 멤버들이 따뜻한 격려로 함께하는 모습은 경쟁보다 '같이의 가치'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특히 '강철부대W' 출신 조성원, 넷플릭스 '피지컬: 100'의 장은실 등 최강 여성 파이터들과의 합동 훈련에서는 실력 이상의 상호 존중과 응원으로 빛을 발한다. 스포츠가 줄 수 있는 진정한 감동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무쇠소녀단2', 사진제공=tvN

무엇보다 '무쇠소녀단'이 예능계에 던진 가장 큰 메시지는 분명하다. '예능도 진짜여야 한다'는 것. 웃음에만 의존하던 기존 예능의 틀을 깨고, 도전과 성장의 진짜 과정을 담아내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걸 이들은 몸으로 입증한다. 첫 줄넘기 도전에서 단 한 번도 연속으로 뛰지 못하던 금새록이 2주 만에 줄넘기 에이스로 변하고, 설인아가 무릎 부상 중에도 훈련을 빠지지 않고, 복싱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가받던 유이가 강렬한 눈빛으로 상대를 마주하고, 박주현이 '광복이'(광기 복서)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몰입하는 장면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그래서 무쇠소녀들이 120일의 여정을 끝내고 실제 대회 링에 오르는 순간은 이 프로그램의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챕터의 시작이 된다. 철인 3종 완주라는 기적에 이어 복싱 챔피언이라는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결과를 떠나 이 도전은 이미 '진짜 예능'의 본질을 증명해내고 있다. 이들이 써 내려가는 서사는 누군가의 내일에 용기를 건네고 있다.

'무쇠소녀단2는 단순한 예능을 넘어 한국 예능의 새로운 장르 가능성을 제시한 콘텐츠다. 철인에서 복서로, 이들이 다시 던진 도전장은 시청자에게 단순한 재미 이상의 메시지를 건넨다. 불가능은 없다는 것, 그리고 진짜는 결국 통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무쇠소녀단2'가 가진 진정한 힘이다.

조이음(칼럼니스트)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