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트림으로 부상하는 버추얼 아이돌, 언리얼과 함께 K팝 판을 흔들다

정용석 2025. 7. 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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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이 글로벌 무대를 넘어 가상 세계까지 장악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HUNTR/X)’와 사자보이즈(SAjA Boys)가 전 세계 음악 차트를 휩쓸며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돌이 실제 팬덤을 형성하는 이례적인 현상을 만들어냈다.

두 그룹 모두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팀이지만, 작품 내 삽입곡인 헌트릭스의 ‘골든(Golden)’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미국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와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차트를 동시에 석권했는데, 가상 아티스트가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자보이즈의 ‘너의 아이돌’(Your Idol)과 ‘소다팝’(SODA POP) 역시 ‘글로벌 200’ 차트에서 각각 3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버추얼 아이돌이 현실의 팬을 사로잡고 음악 시장을 흔드는 흐름은 단순한 일회성 화제가 아닌 새로운 음악 산업 트렌드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미지 (출처= 넷플릭스)


국내에서도 버추얼 아이돌의 돌풍은 이미 본격화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다.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된 플레이브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 유튜브 예능, 음원 발매 등을 통해 실존 아티스트 못지않은 두터운 팬덤과 인기를 끌고 있는데, 각종 국내 음원 플랫폼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일본 오리콘 차트 정상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보여줬다.

고해상도 3D 그래픽 기반의 뮤직비디오와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 연출뿐 아니라, 언리얼 엔진의 리얼타임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콘서트, 매주 팬들과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며 버추얼 아이돌로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플레이브 외에도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된 1세대 버추얼 아티스트 아뽀끼(APOKI)는 미국 VR 전문 업체 HTC VIVE가 선정한 전 세계 Top 5 VR 소셜 인플루언서에 오르기도 했고, 미국 가상 인플루언서 정보 사이트 버추얼휴먼스에 최고의 K-버추얼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언리얼 엔진과 메타휴먼으로 탄생한 버추얼 아이돌 그룹 메이브(MAVE:) 역시 2023년 국내 대표 음악 프로그램 중 하나인 쇼! 음악중심에서 데뷔 무대를 가진 것은 물론 데뷔 1개월 만에 뮤직비디오 1,800만 뷰, 데뷔 생방송 무대 영상 300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은 현실의 아티스트를 가상 세계로 끌어들이며 확장되고 있다. 가수 겸 배우 차은우의 첫 VR 콘서트 ‘차은우 VR 콘서트: 메모리즈’는 12K 하이퍼리얼 촬영, AI 기반 해상도 향상 기술, 그리고 언리얼 엔진 기반의 실시간 합성 및 VFX가 더해져,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바로 앞에 차은우가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전달하면서 기존 무대의 개념을 완전히 뒤바꿨다.

이러한 공연은 단순히 가상 배경을 입히는 수준을 넘어, 무대 세트·조명·카메라 워크까지 모두 디지털로 구현되며 팬은 단순한 관객이 아닌 무대의 ‘참여자’가 되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문다.

공연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을 대상으로 열린 지드래곤(G-DRAGON)의 디지털 미디어 아트 전시회, ‘G-DRAGON Media Exhibition: Übermensch’는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된 CG 등을 통해 마치 지드래곤과 한 공간에 있는 듯한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사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언리얼 엔진 이미지 (출처= 에픽게임즈)


이처럼 언리얼 엔진은 버추얼 아이돌 제작은 물론 VR 콘서트, 디지털 전시회 등 다양한 형식으로 팬들에게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K팝 콘텐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원래 게임 개발용으로 만들어진 언리얼 엔진이 이제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공연까지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의 ‘표준 툴’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언리얼 엔진의 핵심은 리얼타임(Real-Time) 렌더링 기술이다. 렌더링이란 모니터에 보일 3차원의 공간에 빛·위치·색상 등을 계산하여, 2차원으로 모니터에 보여주는 과정을 말한다. 컴퓨터 그래픽이 사용된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속 장면들이 이러한 렌더링의 결과물이다. 리얼타임 렌더링은 말 그대로 렌더링을 ‘실시간’으로 끌어올린 기술이다.

사용자가 보는 순간 장면을 바로 생성·시각화할 수 있어, 무대 조명·배경·아티스트의 표정이나 동작까지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전통적인 CG보다 훨씬 빠르고 유연하게 구현 가능한 이 기술은, 특히 공연이나 콘서트처럼 몰입감이 중요한 콘텐츠에 강력한 무기를 제공한다.

콘텐츠 제작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리얼타임 기술과 언리얼 엔진이 K-POP 산업의 무대 위뿐 아니라 그 뒤편에서도 혁신을 이끌고 있다.

정용석 기자 kudl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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