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 사퇴 지영준 “날 극우·기독교 혐오로 낙인찍어”

고경태 기자 2025. 7. 30.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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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식에 소송 예고
신장식 “공부 더하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윤석열 방어권 안건’이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상정되던 지난 2월10일 안창호 인권위원장과 면담하기 위해 서울 중구 인권위를 방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나를) ‘극우 보수 기독교 혐오세력’이라고 낙인찍는 것은 전형적인 혐오 표현이다.”

국민의힘에 의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 후보로 추천됐다 철회된 지영준 변호사(55, 법무법인 저스티스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극우 혐오세력’이라고 비판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지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지변호사가)인권·젠더·극우가 무슨 뜻인지부터 공부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영준 변호사는 2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 사퇴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지영준·박형명 변호사에 대한 인권위원 후보 선출안을 상정하려다 사실상 철회한 뒤 새로운 후보를 찾는 상황에서, 굳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지 변호사는 이날 주로 자신의 극단적인 보수 성향 행보를 겨냥한 비판을 반박하는 데 기자회견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지 변호사는 기자회견 보도자료를 통해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후보 이력과 내란 옹호, 차별금지법 반대 등 자신이 비판받은 여러 쟁점에 대해 반박을 이어갔다. 가령 지난달 18일 대통령실이 자신을 채해병 특검 특검보에 추천했으므로 내란공범 옹호자로 선동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아울러 2020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계된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후보 12번에 이름을 올린 것은 당선 가능성이 없었고, 법적 무효 상태(군법무관 시절 재판 진행 중이라 현역 군인 신분)라 비판받을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왼쪽)과 지영준 변호사.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법무법인 저스티스 누리집 갈무리

또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자신을 “극우 혐오세력”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기독자유통일당이라는 정치적 소수집단을 ‘극우 정당, 혐오세력’이라고 낙인찍는 것, 이것이 바로 국가인권위원회 혐오 표현 리포트에서 말하는 ‘전형적인 혐오표현’이고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 제20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민·형사 소송을 예고하기도 했다.

인권위 안팎에서는 이에 대해 “앞뒤가 안 맞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인권위 한 관계자는 “이미 본인이 탈락한 채해병 특검보 추천 사실이 내란공범 옹호 여부와 인과관계가 없으며,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후보 등록은 본인의 종교적 근본주의 성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비판 받은 것인데 당선 가능성 등을 거론한 것은 허황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 변호사가 자신을 향한 비판을 ‘혐오 표현’으로 주장한 것도 이치에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인권위 관계자는 “인권위의 ‘혐오 표현 리포트’에 따르면 2019년 국민인식조사에서 혐오표현을 접한 사람은 여성(68.7%), 노인(67.8%), 성소수자(67.7%), 이주민(66.0%), 장애인(58.2%) 순으로 나타났다”며 “혐오 표현의 피해자는 주로 지 변호사가 반대하는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인데 국제인권규약의 조문을 차용하여 ‘반대 목소리’를 규약 위반으로 몰아가는 적반하장”이라고 했다.

앞서 신장식 의원은 22일과 24일 두 차례 성명을 내어 “지영준 변호사는 전광훈 목사와 함께 극우 정치 행보를 해왔으며, 안창호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신념’ 이라 여기며 정당화해 온 사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가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공동행동) 등 인권단체들도 22일 비슷한 취지의 성명을 쏟아냈다. 2016년부터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 실행위원을 지냈던 지 변호사는 2020년 7월 창립한 보수 기독법조인 단체 복음법률가회에서 안창호 위원장과 함께 반동성애 운동을 펼치며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신장식 의원은 지 변호사의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 한겨레에 “지영준 변호사가 왜 인권위원 자격이 없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헌법재판소와 법원 등 민주주의 근간을 공격하는 집단을 ‘극우(extreme right)’라 부르지 않으면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쓸데없는 기자회견을 할 시간에 인권·젠더·극우가 무슨 뜻인지부터 공부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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