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한심해하는 강아지? 강아지가 느낄 수 있는 감정 종류 알아보기
안녕하세요. 동물과 사람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놀로'(knollo)에서 반려동물 교육 전문가를 양성하고, 동물 커뮤니티 '풀뿌리'를 운영하는 김민희 트레이너입니다.
오늘은 유튜브를 통해 접한 귀여운 궁금증, '강아지도 한심함, 삐짐, 의아함 같은 감정을 느낄까요?'라는 사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반려견 보호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얘 지금 삐쳤다!"라는 말을 해본 적 있으실 거예요. 그만큼 반려견은 우리와 감정을 나누는 중요한 존재니까요.
하지만 과연 우리가 보는 그 표정과 행동이 정말 강아지의 감정 표현일까요? 아니면 인간의 감정 투사일까요? 오늘은 반려견의 감정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감정이란?
먼저 '감정'이라는 개념부터 잠깐 짚고 넘어가야겠죠. 감정은 보통 자극에 대한 심리적·생리적 반응이라고 정의됩니다. 다시 말해, 감정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인지적 해석과 생리적 반응,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행동까지 포함하는 복합적인 체계입니다.
오늘날 과학계에서는 인간뿐 아니라 많은 동물도 감정을 느낀다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동물 감정의 범위나 깊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고, 특히 한심함, 부끄러움, 죄책감 같은 고차원적인 감정은 복잡한 사회적 맥락과 자기인식이 요구되는 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강아지도 감정을 느낄까?
그럼 반려견은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요? 영국 컬럼비아대학 심리학 박사 스탠리 코렌(Stanley Coren) 박사는 저서 '개는 어떻게 말하는가'에서 개의 감정 발달을 인간의 약 2~2.5세(30개월령) 수준으로 설명합니다. 이에 따르면, 개는 기쁨, 슬픔, 공포, 분노, 놀람, 혐오와 같은 기본 감정은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죄책감, 수치심, 자존감, 질투 같은 감정은 느낄 수 있다는 확증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이는 "느낄 수 없다"라는 단정적인 결론보다는 "느낄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보호자가 다른 개를 예뻐하는 걸 보고 반려견이 갑자기 끼어들거나 짖는 모습을 보며 질투라고 확신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이런 반응을 질투라고 단정하기보다는, 현재 보호자의 관심이 자신에게서 다른 대상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타나는 소유욕이나 불편감으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 행동학 서적 '개의 마음을 읽는 법' 저자 알렉산드라 호로비츠(Alexandra Horowitz) 역시 '개가 죄책감 있는 표정을 짓는 것은 실제로 죄책감을 느껴서가 아니라 보호자의 반응을 학습한 결과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무언가 잘못했을 때 보호자가 사용하는 어조, 표정, 에너지 등을 감지하고, 이에 따라 특정 죄를 지은 듯한 표정을 보이는 것이죠.

사연자가 본 영상 속 강아지는 보호자를 보며 "또 왜 이래..."라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 같고 귀엽기도 하죠. 하지만 이는 대부분 인간의 해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아지들은 우리의 표정, 몸짓, 말투에 매우 민감하고, 그 반응을 통해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다만 그 방식이 사람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해석한 감정이 우리의 기준에서 본 상상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동물 행동학자 켄 라미레즈(Ken Ramirez)는 감정을 해석하는 데 있어 '우리가 믿고 싶은 감정보다, 행동과 맥락을 객관적으로 보는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합니다.

춤추는 반려인을 본 반려견은 무슨 감정을 느낄까?
영상 속 강아지처럼, 보호자가 갑자기 춤을 추면 어떤 감정일까요? 놀람? 의아함? 혹은 그냥 "또 시작이네" 정도일 수도 있습니다. 이건 개마다 다르고, 그 개가 얼마나 다양한 사람 행동에 노출되어 왔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어떤 개는 큰 동작에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고, 어떤 개는 무심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특히 영상 속 춤처럼 격한 행동이 낯설고 예측이 불가능한 경우, 소심한 아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 반려견의 반응을 살피면서,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이 아이에게 어떤 느낌일까?'를 함께 고민해 주는 것이 중요하겠죠. 하지만 영상의 반려견은 충분히 익숙해진 것 같으니 춤은 계속 추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강아지도 분명 여러 감정을 느낍니다. 다만 우리가 보는 ‘삐친 듯한 표정’이나 ‘한심한 눈빛’은 보호자의 해석일 수 있고, 실제 감정과는 다를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그 상황에서 반려견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를 잘 살피고, 감정보다 행동과 맥락을 이해하려는 태도입니다. '강아지도 감정을 느낄까요?'라는 질문보다, '우리 반려견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 그리고 나는 그 감정을 어떻게 존중해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는 반려생활이 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놀로(knollo) 김민희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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