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당연함에 물음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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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산야에 비가 내린다.
대전에만 오는 비는 아닐 텐데 영호남 지방의 홍수는 그닥 신경이 무디다.
온 나라가 홍수 피해를 복구하려는 노력처럼 확실하게 다가오는 국가 존망 검은 홍수를 막기 위한 대비책이 바로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임을 홍수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본다.
후손에게 불행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절절한 책임감이 범람하는 홍수를 보며 생각하는 7월이 비명이 아닌 비멍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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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산야에 비가 내린다. 대전에만 오는 비는 아닐 텐데 영호남 지방의 홍수는 그닥 신경이 무디다. 갑천이 범람하고 유등천이 넘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한다. 이렇게 사람들은 내 주변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는 초미의 관심을 둔다.
물리적인 거리와 주관적인 거리는 개인 간의 묘한 차이가 있다. 이렇게 개인 간에 느끼는 홍수의 피해 정도가 무덤덤 하듯이 우리 사회에 아주 덤덤하게 말해지는 저출산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결혼이 선택이 되고 출산이 선택이 되고 가족이 꼭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이 변화는 비난이 아니라, 생존 방식의 문명사적인 일인지도 모른다.
영호남 피해가 무감각한 것처럼 출산율에 대한 무감각은 책임을 감당할 수 없는 시대의 슬픈 선택이 되는 걸까.
2060년이면 국가가 소멸의 시대에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진다는데 우린 남의 일처럼 느끼고 있다. 그 뒤에는 '에이 뭐,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야.' 하고 지나친다.
'혼자 살아도 괜찮다'는 용기와 '나만의 삶'을 향한 열망은 더 이상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내기 위한 생존 방식이 되는가.
그리고 다시 묻는다. 당연함에 대한 물음으로.
젊은이들은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는가. 한때 출산은 당연한 미래의 일부였다. 사랑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일이 당연했지만 오늘날의 젊은 세대는 그 모든 '당연함'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출산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을 고백하는 것으로 믿어야 하는가.
지금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자주 '불안'을 이야기한다. 정규직 하나 얻기도 힘든 노동시장 내 집 마련은 그림의 떡이 되었다. 10평 대가 40억이라고 뉴스를 내보낸다. 미친 집값에 희망을 잃었다. 임신과 육아는 여성에게 '커리어 포기'라는 인식이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그 불안은 차츰 체념으로 이어지고 체념은 무력감으로 마음을 짓누른다.
누군가는 말한다.
'출산율이 떨어지면 나라가 망한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는 이미 '나라'보다 '나'가 먼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다. 한 명의 삶조차 지키기 힘든 시대에 누가 다음 생명을 기꺼이 품으려 할 수 있을까.
온 나라가 홍수 피해를 복구하려는 노력처럼 확실하게 다가오는 국가 존망 검은 홍수를 막기 위한 대비책이 바로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임을 홍수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본다.
후손에게 불행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절절한 책임감이 범람하는 홍수를 보며 생각하는 7월이 비명이 아닌 비멍이었으면 좋겠다. 김천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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