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들’이 던진 묵직한 질문[신간]
당신의 퇴근은 언제입니까
6411의 목소리 지음·창비·2만원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로 시작하는 13년 전 고 노회찬 의원의 연설은 새벽 4시 서울 구로를 출발해 강남으로 가는 버스 안의 승객들에 대해 말한다. 강남의 수많은 빌딩에서 일하는 50·60대 여성 청소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새벽 5시 30분 일터에 도착해 정규직 직원들이 출근하는 9시 전까지 청소를 마친다. 노회찬 의원은 “투명인간”이자 “존재하되 그 존재를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는 분”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고인의 7주기(7월 23일)에 맞춰 나온 이 책은 택배기사, 돌봄 노동자, 학교 급식실 조리사, 농민, 이주 노동자, 난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유가족 등 우리 사회의 ‘투명인간’들이 모여 일상의 삶을 자신들의 언어로 써 내려간 기록이다. 룸메이드 노동자인 상혜씨는 “(고된 노동 강도, 낮은 임금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여사님’이라는 호칭”이라며 이렇게 썼다. “존중이 들어가지 않은 ‘존칭’을 우리 누구도 반기지 않는다. 이 호칭이 비정규직 중년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을 주변부 노동 혹은 노동 밖의 노동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반성을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시작했으면 한다. 상혜씨, 상혜님, 혹은 상혜 메이드. 비정규직 중년 여성 노동자인 우리는 이제, 우리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자신과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있고 민주시민으로서 함께 살아갈 힘을 기를 수 있다’고 했다. 불법 계엄을 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새로운 민주 정부를 세운 지금, 우리가 돌아봐야 할 동료 시민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겼다.
전쟁하는 뇌
마리 피츠더프 지음·한지영 옮김·진실의힘·2만3000원

기존의 국제정치학은 분쟁의 주체를 ‘이성적인 행위자’로 상정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하지만 평화 구축과 갈등 해결을 연구한 저자는 “인간이 감정과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현대 사회의 갈등을 이해하고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최고의 부는 어디서 오는가
귀도 알파니 지음·최정숙 옮김·미래의창·3만원

코시모 데 메디치, 네이선 마이어 로스차일드, 앤드루 카네기, 제프 베이조스 등 억만장자들의 탄생과 진화, 그들이 사회와 맺어온 복잡한 관계를 추적한 책. 경제 불평등, 사회 이동성 등을 연구해온 저자는 부(富)를 만들어낸 경제·사회 구조에 대해 파헤친다.
한국인의 눈으로 본 근대 일본의 역사
박훈 지음·어크로스·1만9800원

페리 함대의 등장, 메이지 유신, 제국주의 팽창, 전쟁과 패망 등 근대 일본을 다룬 역사서. 저자는 “진정한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표면적 화해를 넘어, 서로의 역사를 배우고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을 성찰하는 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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