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극우 아스팔트’와 불편한 동행…절연이냐 공존이냐
朴 탄핵 막던 아스팔트…尹 탄핵 정국서 국힘과 연대
찬탄-반탄 구도된 전당대회…아스팔트 관계설정 ‘난제’
“극우정당 벗어나려면 절연”VS“일부 의견만 수용가능”
“국힘 지도부 완성되면 아스팔트 목소리 크지 않을 것”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및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른바 ‘극우 아스팔트 세력’과 불편한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당 내부에서도 내란정당이라는 오명을 벗고 새 출발을 하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절연이 필요하단 주장과 야당의 본령인 강력한 대여투쟁을 위해서라도 이들과 동행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아스팔트 세력이 본격적으로 보수정당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탄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2018년 황교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또다른 극우 아스팔트 세력과 광화문에서 조국 법무부장관을 규탄하는 대형 장외집회를 열면서 보수정당과 아스팔트 세력의 본격적인 동행이 시작됐다.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이들이 다시 동행하게 된 계기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이른바 광화문파와 손현보 목사 및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참여한 세이브코리아(여의도파)가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를 주도하면서 이들은 다시 밀착됐다. 특히 윤상현 의원 등은 여러차례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집회에 참석해 ‘큰 절 사과’와 ‘90도 폴더 인사’ 등을 하기도 했다. 또 지난 3.1절 전후 여의도 집회에는 국민의힘 현역의원 40여명이 참석해 탄핵 반대를 호소했다.
하지만 결국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대선도 참패하면서 국민의힘에서는 극우 아스팔트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커다란 숙제가 됐다. 특히 최근 전한길씨의 입당 및 다음 달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간 구도가 찬탄(탄핵찬성)-반탄(탄핵반대)으로 짜여지면서 아스팔트 세력에 대한 관계 설정이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됐다.
국민의힘 내 개혁파 다수는 비상계엄·탄핵에 대한 사과·반성 및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위해서는 당연히 극우 아스팔트 세력과 단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소희 의원은 “계엄과 부정선거를 옹호하고 ‘윤 어게인’을 외치는 세력과 철저하게 절연해야 하며, 인적 쇄신을 위해 극우정당 이미지 만드는데 일조한 중진 의원들과 탄핵 심판과정에 아스팔트 세력에 기댔던 중진들의 용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내란·극우정당 프레임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철저한 절연을 주장한다.
우재준 의원 역시 “이분들(극우 아스팔트 세력)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그런 행동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 하지만 불가능하다면 정치 결사체인 정당은 맞지 않는 사람을 내보내는 것도 방법”이라며 “설득이 안 되면 내보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혁파 중에서도 극우 아스팔트와 절연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3선 출신인 조해진 전 의원(김해시을 당협위원장)은 “그 사람들도 우파지 좌파는 아니다. 선거를 하면 보수를 지지할 분들”이라며 “그들이 말하는 10개 중 3개만 맞고 7개가 틀리면 3개만 받으면 된다. 그들의 주장을 당의 넓은 스펙트럼 한쪽 끝에 두고, 당의 중심으로 놓지 않으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조 전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이 아스팔트에 휘둘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이들을 통제할 주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개혁적 중도 보수노선을 가진 지도부가 당선돼 노선을 확실히 한다면 이들(극우 아스팔트)이 큰 위협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민주당은 대선을 치르며 정치적 성향에 차이가 있는 진보당과도 연합했으나 지지층은 전혀 이탈하지 않았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국민의힘이 보수 아스팔트 세력과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은 아스팔트 우파와 절연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국민의힘이 아스팔트와 함께 한다면 중도층은 절대 국민의힘을 지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스팔트와 절연하는 것은 국민의힘 의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반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대여투쟁도 해야 하고 동시에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는 혁신도 해야 한다. 하지만 아스팔트 세력 및 이들과 관계된 이들을 모두 절연하면 대여투쟁은 사실상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당분간 국민의힘은 이들과 공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지도부가 새로 구축되면 아스팔트 세력의 목소리도 지금처럼 크게 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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