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정당으로 도약 시급…국힘, 지금 안 바뀌면 다음 선거도 없다”

김한영 2025. 7. 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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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보수②]
국민의힘 개혁파 5人 인터뷰
10%대 지지율 기록한 와중 “혁신은 실패했다” 평가
“민주, ‘내란 프레임’ 공세 이겨야…尹 절연은 필수적”
영남·중진 ‘세대 교체’ 공감대…‘총선 불출마’ 요구
아스팔트 세력 두고 ‘출당’ 요구多…‘관리 해야’ 의견도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지금 바뀌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왼쪽부터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김예지 의원, 우재준 의원, 조해진 전 의원, 이재영 전 의원 (사진 = 이데일리DB, 뉴시스)
국민의힘 내 ‘개혁파’로 불리는 의원들과 전직 의원들이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소희·김예지·우재준 의원과 이재영·조해진 전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목소리로 위기감을 드러냈다. 단순한 인적 쇄신을 넘어 수도권 정당화를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 극우 세력과의 선 긋기, 세대교체를 ‘생존 조건’으로 제시했다.

“단 한번의 혁신도 없었다” 혹평

김소희·김예지·우재준 의원은 지난해 비상계엄이 있은 직후인 12월 5일 김재섭·김상욱 의원과 함께 “윤 전 대통령은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하며 임기 단축 개헌을 요구한 소장파 의원으로 꼽힌다. 이재영 전 의원은 당내외 개혁 모임인 첫목회 간사를 지내며 당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조해진 전 의원도 당 혁신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원외 인사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자, 지지율 반전을 위한 개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해당 전·현직 의원 5명은 모두 “당은 이미 혁신에 실패했다”는 데 공감했다.

김소희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서 혁신 점수를 매기자면 0점”이라며 “대선 패배 이후 단 한 번도 혁신다운 혁신을 하지 않았다. 김용태·안철수 혁신 시도는 좌초됐고, 윤희숙 혁신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직격했다. 우재준 의원도 “책임지는 모습도, 변화의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혁신은 미루면 미룰수록 이자가 붙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예지 의원만이 “희망의 가능성만큼은 남아 있다”고 했으나, “갈 길이 멀다”는 점엔 이견이 없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은 가장 큰 화두였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란·극우 프레임으로 공세를 펴는 상황에서 이를 끊어내지 못하면 수도권 정당화도 어렵다는 위기감에서다. 이재영 전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은 국민이 ‘이만하면 됐다’고 할 때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당이 전한길과 선을 긋는 모습부터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재준 의원도 “윤 전 대통령의 실패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며 “그 시대를 상징했던 인물들이 전면에서 물러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김예지 의원은 “당과 대통령의 관계는 부모 자식처럼 쉽게 끊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절연의 현실성을 우려했다.

(사진 = 전국지표조사(nbs)제공)

영남 중진 향해 ‘세대 교체’ 요구…“총선 불출마 필요”

이 때문에 영남권 중진 의원들을 향한 세대교체는 공통된 요구였다. 당내 혁신 1호 과제인 과거와의 단절이 대중에게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윤 전 대통령과 밀접한 인물들이 여전히 당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인터뷰에 참여한 5명 모두 “혁신에 전권이 주어진다면 ‘인적 쇄신’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영남권과 중진 의원들의 용퇴 필요성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우재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실패는 한 시대가 끝났다는 뜻”이라며 “그 시대를 상징했던 인물들이 차기 총선 불출마 등으로 역할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영 전 의원도 “7년 만에 두 번 탄핵을 겪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영남 중진들의 물러섬 없이는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예지 의원은 “진짜 혁신은 아프고 잔인할 만큼 극단적인 것”이라며 “단순히 젊은 사람을 세우는 게 아니라 정치 감각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 영남 의견 과반영…전략 공천 통해 이미지 탈피를”

수도권 정당화와 영남 편중 해소도 거듭 언급됐다. 김소희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수도권 의석 122석 중 19석에 그친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우재준 의원은 “의원총회 중심 구조가 영남 의견을 과반영한다”며 “수도권 당협위원장의 의견을 반영할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예지 의원은 “정당이 특정 지역 정서에만 갇히면 정치의 공공성이 훼손된다”며 “지역 안배를 넘어 다양한 삶의 조건을 품는 플랫폼 정당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공천 개혁 요구도 이어졌다. 김소희 의원은 “청년 공천 비율을 구체적으로 선언하고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의사, 변호사 등 특정 직군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직업군으로 공천 대상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영 전 의원은 “영남 지역은 전략공천을 통한 세대교체를 해서라도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김한영 (kor_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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