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최동석, 여당 ‘전문가’ 감싸지만…성과도 전망도 ‘갸우뚱’
과거 책 내용도 “당위적” “해법 안 보여” 평가
사건·사고 실시간 대책이 일상인 관행 바꿀지 의문
정부의 ‘공직사회 개혁’ 방향 뚜렷하지 않은 탓도

최동석 새 인사혁신처장의 과거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비판이 연일 이어지자,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공직사회를 혁신하고자 과감하게 민간 전문가를 등용한 대통령의 뜻”(28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과 인터뷰)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인사조직 전문가로서 이력을 고려하더라도 인사혁신처장에 적절한 인사인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29일 인사혁신처 자료를 보면, 최 처장은 1956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1980년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이듬해 한국은행에 입사한다. 재직 중 독일 유학을 떠나 유스투스 리비히 기센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1989~1993년)를 받고 한국은행 인사조직개혁 팀장(1998년)으로 일했다. 20년간 근무한 한국은행을 떠나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2002년)를 거쳐 교보생명보험 인사조직 담당 부사장(2003년)으로 발탁된다.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2006년 교보생명보험에서 퇴임한 최 처장은 대학 강의 등을 이어가던 중 2013년 협동조합으로 출범한 ‘국민티브이(TV)’ 상임이사로 합류한다. 그러나 1년 남짓 지나 “2014년 봄 은퇴”(2021년 책 ‘성취예측모형’)를 선언했다.
최 처장과 교류가 있었던 인사조직 전문가들은 그를 “주관이 뚜렷하고 직설적”이라고 떠올렸다. 비판을 받는 영상이나 글 역시 “본인 생각일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로서 “미국식 제도와 결이 다른 독일 정책을 소개하고, 주류 사회에 물음표를 던진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본인 철학이 너무 강하고 과격한 면이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
“진보 진영의 몇 안 되는 인사조직 전문가”로 분류됐지만 2022년 대선 이후 방송을 시작한 유튜브 채널(현재 삭제)을 통해 한층 더 과격한 발언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행보에 더해, 이재명 정부가 하려는 공직사회 개혁이 무엇인지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이 맞물리면서 “한국은행과 민간에서 인사·조직을 담당했었다”는 설명만으론 부적절한 인사라는 우려를 잠재우긴 부족해 보인다.
신현기 가톨릭대 교수(행정학)는 “민주화 이후 정권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가운데, 정책 감사 등을 이유로 이전 정부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 반복되면서 공무원들이 생존을 위해 소신대로 일하지 못하고 적극성이 떨어진 게 지금의 공직사회 문제”라며 “이런 현실은 ‘썩어빠졌으니 흔들어야 한다’는 식으론 해결이 쉽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의 검찰개혁 그림은 상대적으로 뚜렷하고 그런 일을 잘할 수 있는 인사를 했다고 받아들여지는 반면, 공직사회 개혁에 대해선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막연히 ‘전문가’를 발탁한 거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고 했다.
최 처장은 취임사를 통해 “행정이 민주화돼야 명실상부한 국민주권정부가 될 수 있다”며 그 방법으로 분권화(모든 권한을 직무 담당자에게 돌려주는 것), 자율성 확보, 네트워크 구성(이해관계자·동료로부터 피드백)을 제시했다.
이런 구상에 대해 중앙정부 공무원 ㄱ씨는 “사건·사고가 발생해 언론 주목을 받으면 거의 실시간으로 대책을 만들어 보고하는 일이 일상”인 업무 관행을 바꿀 수 있는 대안이 뾰족하지 않다고 했다. 최 처장의 책 내용이 “너무 당위적”이라거나 “문제제기엔 공감하나 해법은 안보였다”는 전문가 평가가 있었다.
최 처장이 이론을 바탕으로 실제 혁신 성과를 낸 경험은 부족하지 않으냐는 시선도 있다. 한국은행 재직 당시엔 40대였으며, 교보생명보험에선 임원이었으나 사내 사정으로 뜻을 펼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책 ‘성취예측모형’에선 “그간 배운 지식과 경험을 기업 세계와 공공분야에서 경영 자문과 컨설팅을 통해 가르쳐왔다. 그런데 사회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한 바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최 처장은 “컨설팅을 통한 크고 작은 성공 사례가 있으나 컨설턴트는 고객사 사안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인사혁신처는 바람직한 공무원 인재상을 제시하는 기관인데 이를 이끄는 처장의 과거 막말 등은 앞으로도 논란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근무한 ㄴ씨는 “공직사회가 폐쇄적인 데다 미래 국가 인재를 어떻게 양성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어 민간 쪽 경험자를 발탁했나 싶기도 하다”면서도 “그런 일을 맡기기엔 (과거 발언 등의 행태는) 경솔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 처장은 이재명 정부 주요 인사 등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과거와 관련해 이날 오후 사과문을 내어 “우리 사회와 고위공직자들의 여러 문제점을 직시해왔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비판해왔다”며 “제 비판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고 폄훼하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해 “직감적으로 기획된 사건처럼 보였다”고 한 데 대한 비판이 커지자 22일 자신의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과거 제 글로 상처받은 피해자분께 사과 말씀드린다. 앞으로 고위 공직자로서 언행에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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