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기관 설립 ‘깜깜’… 두 번 우는 ‘인신매매 피해자’ [집중취재]

오종민 기자 2025. 7. 3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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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 피해자 식별과 보호의 핵심 거점인 '경기도인신매매등피해자권익보호기관' 설립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인신매매 피해자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전담기관인 권익보호기관이 없으면 피해자 식별부터 어렵다"며 "인신매매방지법이 제기능을 하려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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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시행 2년 넘게 설치계획 없어... 강제성 떨어지고 수사권도 無
회복·재착취 방지 핵심 거점 부재... 道, 설립 차일피일 피해자 외면
“중앙기관 협력 지원·공백 최소화”
경기도청사 전경. 경기도 제공


인신매매 피해자 식별과 보호의 핵심 거점인 ‘경기도인신매매등피해자권익보호기관’ 설립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 시행 2년이 넘도록 설치 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으면서 피해자 지원 체계의 공백이 이어지고, 제도적 기반 부재로 인신매매방지법의 실효성도 반쪽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인신매매방지법 제15조는 경기도를 포함한 특별시·광역시·도 및 특별자치시·도에 ‘지역인신매매등피해자권익보호기관’을 두도록 하고 있다. 해당 기관은 인신매매 피해자를 조기 식별해 분리·보호하고, 의료·법률·심리 지원까지 연계하며 피해자 회복과 재착취 방지를 맡는 핵심 거점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도는 설립을 미루고 있다. 법 조항에는 ‘지자체가 두도록 한다’고 돼 있지만, 시행령에 ‘둘 수 있다’는 표현이 포함돼 강제력이 떨어지고, 기관을 세우려면 전담 조직과 인력, 상담 공간, 쉼터 연계 시스템까지 갖춰야 하는 행정·재정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사권도 없어 피해자를 직접 발굴하거나 조사하기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또한, 피해자권익보호기관 설립 이후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도가 상담·접수·사례판정 같은 핵심 기능을 맡아야 하는데, 권한이 없는 탓에 정부와 행정안전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권한 시스템 정비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이유로 구체적인 설립 청사진은 여전히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는 중앙인신매매등피해자권익보호기관이 피해자 식별, 확인서 발급, 쉼터·법률·의료 지원까지 전담하는 ‘임시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를 포함한 다수 지자체가 권익보호기관을 설치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전국 수요를 중앙기관이 떠맡고 있는 셈이다.

현재는 경기지역 인신매매 피해자가 중앙피해자권익보호기관에 ‘인신매매 피해자 확인서’를 신청하면 도가 현장 조사를 나가 피해자 진술을 듣고, 이를 토대로 ‘검토 의견서’를 작성해 중앙기관에 회신하는 역할에 머물고 있다.

이와 관련,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인신매매 피해자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전담기관인 권익보호기관이 없으면 피해자 식별부터 어렵다”며 “인신매매방지법이 제기능을 하려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관계자는 “법 취지와 피해자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며 “향후 제도 개선 논의에 참여하고 중앙기관과 협력해 피해자 지원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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