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급망 동맹’ 대미 협상서 주요 변수로…고려아연 美 현지 제련소 설립 검토

한미 관세 협상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이 구상하는 탈(脫)중국 공급망에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 고려아연을 포함한 우리 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정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고려아연의 비철금속 제련소 설립과 관련해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투자가 관세 협상에서 우리가 제시한 최종 패키지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과 협상을 타결한 일본과 EU(유럽연합)가 미국 주도의 ‘공급망 동맹’ 구상을 합의안에 포함시킨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현지에 1조~2조원 규모의 제련소 설립 여부를 저울질해왔다. 고려아연은 지난 6월 미 나스닥에 상장된 캐나다 자원 개발 회사 더 메탈 컴퍼니(TMC)의 지분 5%를 8500만달러(약 1183억원)에 인수했다. TMC는 동태평양 해저에서 망간단괴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검은 황금’으로도 불리는 망간단괴는 배터리용 핵심 광물인 망간, 니켈, 코발트뿐 아니라 40여 종의 금속을 함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현지에서 망간단괴를 캐내면 미국 내 제련소로 옮겨 광물을 현지에서 확보하는 장기적인 구상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4월 환경 문제 등으로 막혀 있던 심해저 광물 자원 개발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 중심의 광물 공급망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한 조치였다. 정부는 고려아연 등 국내 기업들이 여기에 부응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협상 과정에서 강조한다는 전략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망 동맹’은 미국이 관세 협상 국가들에 일관되게 요구해온 항목이다. 미국은 EU와의 관세 협정에선 특정 화학제품, 천연자원 등에 서로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고, 일본은 미국에 약속한 5500억달러(약 766조원) 펀드를 통해 첨단 산업·핵심 광물 투자를 하기로 했다.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협상 타결 후 “전략 산업 중심으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의 협상 결과를 보면 단순 관세 인하를 넘어, 미국식 경제 안보 공급망 체제에 동참하라는 요구가 핵심”이라며 “희귀 광물·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산업 공급망 강화에 우리가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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