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포트] '행사 풍경도 바꿔 놓는 AI' 자매가 경영하는 스플랩의 선민승 대표

최연진 2025. 7. 3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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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내 최대의 신생기업(스타트업) 박람회 ‘컴업 2024’ 때 눈길을 끈 것이 스티커 명찰이다. 입장할 때 '우모'라는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에 뜬 큐알코드를 제시하면 옷에 붙일 수 있는 스티커 명찰이 프린터에서 자동 출력된다. 스티커 명찰과 앱을 이용하면 따로 명함을 주고받지 않아도 각종 만남을 편하게 가질 수 있다.

컴업을 계기로 이름을 알린 우모 서비스는 2022년 설립된 스타트업 스플랩에서 만들었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각종 행사의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이 업체는 일일이 손으로 하던 작업을 자동화해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세종로 한국일보사에서 선민승(26) 스플랩 대표를 만나 이들이 지향하는 '사람과 사람을 가장 빠르게 연결하는 서비스'에 대해 알아봤다.

선민승 스플랩 대표가 서울 세종로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를 하며 행사관리 소프트웨어 서비스 '우모'를 소개하고 있다. 남동균 인턴기자

우모가 뭐길래

지난해 처음 등장한 우모는 AI를 이용해 행사 홈페이지 생성과 참가자를 관리하고 만남을 주선하며 행사 주요 내용 등을 앱으로 알릴 수 있는 행사관리 소프트웨어(EMS)다. '우리가 모이는 방법'의 약자인 서비스 명칭처럼 참가자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며 그들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만들 수 있다. "우모는 회의 예약, 실시간 인터넷 대화 등으로 참가자들끼리 연결해주는 서비스죠. AI는 일부 기능을 자체 개발했고, 오픈AI의 'GPT' AI 연결프로그램(API)을 이용해요."

우모는 AI를 이용해 행사 홈페이지를 생성하고 이름, 회사, 직위, 사진 등 참가자 정보를 입력하면 개인별 소개 페이지까지 알아서 만들어 준다. 이렇게 생성된 개인별 소개 페이지를 보고 원하는 사람을 선택해 날짜와 시간을 지정하면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을 통해 만남 요청이 간다. 요청받은 사람은 수락 및 거절, 보류를 택할 수 있다. 따라서 만남을 위해 일일이 참가자들의 명함을 받을 필요가 없다. "휴대폰 번호, 이메일 등 개인 연락처는 노출을 원치 않는 사람들을 위해 공개하지 않고 우모의 알림 기능을 통해서만 연락할 수 있어요. 또 만남 주선을 원하는 참가자들을 위해 주최자가 참가자들에게 전자우편과 카카오톡을 보내 만남을 주선할 수도 있죠."

소개 페이지가 생성되면 우모 앱에 행사 입장을 위한 큐알코드가 표시된다. 큐알코드를 입력기로 확인하면 스티커 명찰이 생성된다. "큐알코드를 확인하는 순간 참가 인원이 주최자 앱에 표시돼 일일이 시간대별 참가 인원을 확인하지 않아도 돼요. 또 중요 인물을 사전 지정하면 왔을 때 주최 측에 앱으로 자동 통보해요."

뿐만 아니라 우모는 소개 페이지에서 문자 대화도 나눌 수 있고 행사 관련 글도 올릴 수 있다. 또 명함 검색이 가능해 나중에 어느 행사에서 만난 사람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앱을 설치하지 않은 사람도 우모를 이용할 수 있다. "웹서비스를 지원해 앱이 없는 참가자들에게 전자우편과 문자로 큐알코드를 보내줘요. 다만 다른 참가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려면 앱을 설치하는 것이 좋죠."

우모는 행사 홈페이지와 참가자들의 개인 소개 페이지를 AI가 자동으로 만들어 준다. 이를 이용하면 명함을 주고받지 않아도 참가자들끼리 만남을 가질 수 있다. 남동균 인턴기자

시간과 비용 절약하고 실수 줄여줘

참가자 및 기업 목록을 자동 생성하는 기능은 우모의 핵심이다. 기존에는 참가자들의 회사, 연락처 등을 일일이 손으로 입력했다. 우모는 기업의 신용평가업체인 나이스평가정보와 연동돼 참가자들의 소속 회사 매출, 설립일, 소재지, 직원 숫자 등 공개 정보를 자동으로 가져와 목록을 만들어 준다. 단 스타트업이나 일부 해외기업처럼 나이스평가정보에 등록되지 않은 기업은 수작업으로 입력해야 한다. "정기 행사를 개최하는 업체는 자동생성된 목록을 이용해 초대장을 보낼 수 있어요. 따라서 행사 담당직원이 바뀌어도 진행에 문제가 없죠. 덕분에 수작업에 의존하면 10%에 불과한 재참가율을 크게 높였어요."

선 대표는 행사 참가 및 관리의 편리함과 함께 시간과 비용 절약을 우모의 장점으로 꼽았다.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인 우모의 이용료는 참가자 1인당 1만 원이다. "미국에서는 행사 진행업체들이 초대장 발송 비용, 만남 예약 비용 등을 각각 따로 받아 약 700명이 참가하는 행사의 경우 1억 원 정도 들어요. 우모는 10분의 1도 안되는 비용에 이용할 수 있죠."

AI를 이용한 자동화 덕분에 참가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의 실수도 줄였다. "행사 담당자가 바뀌거나 아르바이트 인력을 고용하면 익숙하지 않아 실수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장점 덕분에 국내외 많은 기업과 단체 등이 우모를 이용한다. "한국관광공사,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넥슨, 아마존웹서비스(AWS), 일본 벤처카페도쿄, 미국 널리지그래프콘퍼런스(KGC) 등 국내외 기업, 공공기관, 단체 등 약 100곳이 고객이죠. 지난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컴업'과 서울경제진흥원의 '트라이 에브리싱' 등 100개 이상의 행사에서 우모를 이용했어요."

매출과 영업이익, 투자받은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스파크랩, CJ인베스트먼트와 미국 500글로벌 등에서 초기 종자돈을 투자받았어요. 아직은 투자 단계여서 실적과 목표 수치 등을 밝히기 힘들어요."

선민승 스플랩 대표는 우모를 영어와 일본어까지 지원하도록 만들어 해외 시장을 겨냥했다. 언니인 선창희 운영총괄이 주로 미국에 머물며 해외 사업을 담당한다. 남동균 인턴기자

"어린 창업가 지원하는 펀드 만들 것"

중앙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선 대표는 대학 4학년 2학기 때 휴학하고 창업했다. 요즘 일이 너무 많아 복학과 중퇴를 놓고 고민 중이다. "학창 시절 의뢰를 받아 앱을 개발하면서 내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마침 스타트업 대표인 지인이 창업을 권유했죠. 처음에 만남 시간을 제안하는 기능을 갖춘 일정 관리 앱을 만들었는데 이를 행사 진행업체들이 돈 내고 이용하는 것을 보고 새로운 시장을 발견해 사업을 전환했어요."

선 대표는 서울대에서 의류학과 인류학을 복수 전공한 네 살 터울의 언니 선창희 운영총괄(COO)과 함께 회사를 경영한다. "LF에서 신사업 전략 담당으로 일하던 언니를 합류하도록 1년간 설득했어요. 사업 경험이 많은 언니가 주로 미국에 머물며 미국 사업 등 영업과 전략을, 제가 개발을 담당해요. 자매가 함께 일하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어 좋아요. 상대방 영역을 존중하기 때문에 의견 충돌이 거의 없죠."

향후 선 대표는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모는 한글과 영어, 일본어를 함께 지원해 해외진출이 쉬워요. 미국 KGC를 고객사로 확보해 내년 행사를 준비 중이죠. KGC를 바탕으로 다른 행사도 유치할 계획이에요. 여기에 중국어를 추가해 중화권 기업들도 고객사로 확보할 방침이죠."

사업 성공 후 어린 창업가를 위한 펀드를 만드는 것이 선 대표의 꿈이다. "미국을 갔을 때 20대 초반의 여성 창업가들이 많은 것을 보고 놀랐어요. 반면 국내에는 또래의 여성 창업가가 거의 없어 고민을 나누기 힘들어요. 자금 지원만 충분하면 어린 창업가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봐요. 10년 후 실현 가능한 꿈으로 만들어야죠."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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