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지금] “정책 일관성 없어 미래 투자 어렵다”…환경 규제와 연정 붕괴에 갇힌 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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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네덜란드는 6월 일어난 연립정부 붕괴 사태로 뜨겁다.
'네덜란드 농민들이 마주한 도전 과제'를 주제로 농민 303명에게 조사한 결과, 기술·시장·환경·정책·인구·경제 6개 주요 분야 중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기록한 항목은 바로 정책이었다.
오늘날 네덜란드 농민은 불안정한 날씨도, 치솟는 땅값도 아닌 정치와 정책이라는 이름의 바람에 가장 크게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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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해산에 행정 혼란 가중
EU 환경규제 유예도 불투명
“젊은 농민 떠나…미래 불안”

요즘 네덜란드는 6월 일어난 연립정부 붕괴 사태로 뜨겁다. 극우 정당인 자유당(PVV)이 자신들의 강경한 이민자 규제 정책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연정에서 이탈한 것이다. 이로 인해 딕 스호프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출범 11개월 만에 해산됐다. 10월 조기 총선까지 정부는 제한된 권한으로 국정을 유지하는 역할만을 수행하게 된다.
정치적 격변은 네덜란드 전 국민의 관심사지만, 농민에겐 그 의미가 더욱 복잡하게 다가온다. 연정의 주요 축 중 하나가 2019년 대규모 농민 시위를 계기로 탄생한 농민시민운동당(BBB)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림부 장관을 맡았던 펨케 비어즈마(BBB 소속)는 탄소감축 정책의 유예, 보조금 확대, 자발적인 규제 정책 참여 유도 등 농민에게 유화적인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비록 가축분뇨와 관련된 일부 법안으로 축산농가와 갈등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긍정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민 정책을 둘러싼 내부 갈등은 이러한 농업 정책에 그늘을 드리웠다. 의원들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많은 정책이 실현되기 전 방향성을 잃었고, 마침내 내각이 붕괴되며 연속성마저 불투명해졌다.
물론 네덜란드 정부가 농민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는 것에는 구조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질소배출 감축, 사육밀도 제한, 퇴비 사용 규제 등은 모두 유럽연합(EU) 차원의 환경 기준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 시간 네덜란드 농업은 예외적 유예를 받아왔지만, 이제 그 유예도 하나둘 종료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매번 EU의 압박과 자국 농민의 권리 사이에서 끊임없는 균형 조정을 요구받는 셈이다.
네덜란드 농민 견해는 필자가 연구한 졸업연구 과제에서 더욱 깊이 확인할 수 있었다. ‘네덜란드 농민들이 마주한 도전 과제’를 주제로 농민 303명에게 조사한 결과, 기술·시장·환경·정책·인구·경제 6개 주요 분야 중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기록한 항목은 바로 정책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의 투명한 소통 부족, 친환경 정책에 대한 보상 미흡, 복잡한 규제 구조 이 세가지가 가장 심각한 도전과제로 꼽혔다.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직접 만난 한 중부지역 낙농업자는 “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없어 미래 투자가 어렵다”고 했다. 다른 농민은 “젊은 농민들이 이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네덜란드를 떠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스호프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17%에 그친다. 다가오는 10월 조기 총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고, 농민을 위한 정당인 BBB의 영향력 역시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오늘날 네덜란드 농민은 불안정한 날씨도, 치솟는 땅값도 아닌 정치와 정책이라는 이름의 바람에 가장 크게 흔들리고 있다.

천민조 네덜란드 AERES 응용과학대학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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