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재개되면 남한은 소외되나... 韓, 대화 난항 시 중재자 여지

문재연 2025. 7. 30.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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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연이은 담화로 6년 만에 다시 북미 간 '대화 재개' 기류가 형성되자, 오히려 남한은 소외되는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외교하고 남한과의 대화는 닫는 북한의 대남전략)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한국이 미국 관세협상이나 미중 전략경쟁에서 미국에 얼마나 보조를 맞추냐에 따라 북미대화가 이뤄지더라도 우리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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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잇따라 대남·대미 담화
북미대화 기류에 '통미봉남' 우려
"한국, 동맹 기여 따라 북미대화 공조 가능성도"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연이은 담화로 6년 만에 다시 북미 간 '대화 재개' 기류가 형성되자, 오히려 남한은 소외되는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외교하고 남한과의 대화는 닫는 북한의 대남전략)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반도 평화와 궁극적인 비핵화를 목표로 정하고, 북미대화를 지원하는 성격의 한미 대화에 집중하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29일 김 부부장의 대미 담화가 나오자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의향이 여전히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인정 여부를 두곤 간극을 보였지만, '대화 의지'를 공통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부부장은 통미봉남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남한과 마주앉을 일은 없다"며 남북관계 복원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가능성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한 케빈 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부차관보는 '코리아 패싱' 우려에 대한 질문에 "No(아니다)"라고 단언한 바 있다.

하지만 '코리아 패싱' 우려는 여전하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일했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19년 6월 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참여를 원치 않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은 문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었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더구나 북미대화가 성사되면 미국이 우리가 원하는 북한 '비핵화'(빅딜)가 아닌 '군축'을 전제로 대북제재를 일정 수준 풀어주는 '스몰딜'에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라고 여러 차례 언급하며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듯한 생각을 말한 바 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2018년 당시 북한도 미국도 서로 잘 몰랐기 때문에 한국이 나름 중재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여겼지만, 하노이 회담 결렬로 그 한계가 확인됐다"며 "현재로썬 북한도 미국도 한국을 통해 대화를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이 미국 관세협상이나 미중 전략경쟁에서 미국에 얼마나 보조를 맞추냐에 따라 북미대화가 이뤄지더라도 우리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차 부원장은 "우리가 동맹으로서 얼만큼 존재감을 보여주냐에 따라 한국과의 공조를 토대로 북핵문제를 다루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직 고위 외교관도 "미국이나 북한도 대화가 재차 어그러졌을 때 감수해야 할 정치적 부담과 위험을 피하고 싶을 것"이라며 "대화 진전이 어려울 때 한국이 역할을 할 공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긴 호흡으로 북미 간 신뢰 구축이 이뤄지는 데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은 "성급한 기대나 과도한 조치를 경계해야 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라는 상반된 문제를 기술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며 "한미일 신뢰 회복에 집중한 전략적 그림을 일단 마련하고, 미국과 사전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정부가 과거처럼 비핵화 원칙을 유지할지, 일단 포괄적 대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할지 한미 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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