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트라우마 고통 속… 주민들 불안 여전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1년 上]

황남건 기자 2025. 7. 30.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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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1년째, 주차장 일부 사용 못해
피해 주체 불명확 보상 못받아
전기차주들 지하 2층 주차 기피
區 “주민들 일상 되찾도록 지원”

2024년 8월1일 오전 6시15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무려 8시간이 넘도록 꺼지지 않으면서 뜨거운 열기와 짙은 연기를 뿜어냈고, 차량 900여대가 불에 타 골격이 녹아 내리거나 그을리기도 했다. 더욱이 이 아파트의 600여 가구 주민들도 연기와 분진으로 인한 피해는 물론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기면서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전기차에서 시작한 이 불은 배터리 때문에 쉽게 꺼지지 않는 점, 최근 들어선 아파트 주차장이 대부분 지하에 있는 점 등이 맞물리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당시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주차를 제한하는 등 예방 대책, 전기차의 불을 빨리 끄기 위한 소방 대책 등이 쏟아져 나왔다. 본보는 청라 전기차 화재 1년을 맞아 현재 아파트의 상황과 당시 나온 대책이 얼마나 정책으로 자리잡았는지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지난 2024년 8월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지 약 1년이 지난 29일 오전, 아파트 지하주차장 일부 구역이 공사 펜스로 막혀 있다. 조병석기자


“불 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요즘도 전기차만 보면 무섭고 불안해요.”

29일 오전 9시께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이곳에서 만난 주민 이모씨(39)는 1년 전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당일이 생생하다. 이씨는 “지하주차장에서부터 시커먼 연기가 아파트 꼭대기 층까지 올라갔고,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다”며 “집 안까지 연기와 분진이 들어와 한여름에 친척 집에서 지냈다”고 했다.

지난해 1주일 넘게 대피소 생활을 한 50대 A씨도 “8월이 다가오니 지난해 임시대피소에서 생활하던 때가 생각난다”며 “집 안이 온통 분진으로 뒤덮여 청소하는 데 애먹었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화재 트라우마로 이곳에 사는 전기차 차주들은 지하 2층보단 지하 1층에 주차하려고 한다. 지하 1층 전기차 주차구역에서 만난 김모씨(47)는 “전기차 화재 전엔 지하주차장 1~2층 구분하지 않고 주차했는데, 차량 수백대가 불에 탄 걸 본 뒤로 지하 2층엔 절대 안 세운다”며 “내 차지만 내가 더 무섭고 화재 이후 전기차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지하 2층 전기차 주차구역에는 특이하게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이 모두 주차할 수 있다는 표시가 걸려 있기도 했다. 지하 1층과 달리 지하 2층 전기차 전용구역에는 내연기관 차량들로 가득 차 있다.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가 1년이 지났지만, 주민들의 불안함과 불편은 여전하다.

서구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화재가 난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복구 공사가 1년째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지하 1층 주차장 일부를 사용하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29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동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만난 공사 관계자가 지난 2024년 8월 전기차 화재가 시작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다. 황남건기자


특히 차량 화재 피해를 당한 주민들은 아직 보상을 못 받고 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화재 피해에 대한 보상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차량 화재 보험을 미리 가입한 일부 주민들만 개별적으로 보험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주현 아파트 입주자 대표(62)는 “지난해 화재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트라우마를 겪고 있고, 주차 공간 부족 등 피해도 여전하다”며 “많은 주민들이 차량 화재 이후 아직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 모두 하루빨리 아파트가 화재 전 모습을 되찾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구는 주민들이 하루빨리 주차장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앞서 강범석 구청장은 현장을 방문해 주차장 공사 상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가능한 행정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8월1일 서구 청라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로 차량 900여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리는 등 피해를 당했고, 아파트 600여 가구도 연기와 분진으로 인한 피해를 봤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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