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에 빠진 소년들, 백두대간 걸으며 새 삶을 찾다
히말라야 14좌 완등 김미곤 대장 동행
살레시오 수도회 소속 신부들도 함께
佛, 산행 통해 재범률 85%→25% ‘뚝’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김미곤 대장(대한산악연맹 부회장, 한국산악교류협회 이사장)과 살레시오 청소년센터 소속 신부, 대학 산악부 출신 산악인들이 5월 11일 지리산에서 시작해 6월 9일 강원도 함백산까지 이들과 동행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트레킹을 통한 청소년 교화 방식을 한국 실정에 맞게 도입한 것으로 올해가 2년째다.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든 전자기기 없이 산길을 걸으면서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생각하게 된다. 프랑스에서는 1700㎞를 걸은 청소년들 재범률이 기존 85%에서 25%로 낮아졌다.

청소년들은 텐트에서 야영을 하거나 산장과 대피소에서 숙박을 했다. 트레킹 중에는 불을 쓰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먹었다. 일정 가운데 5차례 휴식일이 있어 고강도 산행에 지친 청소년들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
원래 8명이 참가했지만 1명은 무릎을 다쳐 중도에서 포기했다. 한 참가자는 야영을 하다 일행을 벗어나 서울까지 갔다가 12시간 만에 스스로 돌아오기도 했다. 또 컨디션 난조를 핑계로 병원을 오가다 돌아왔다. 돌아온 이 청소년에게는 ‘걷기’ 미션이 주어졌다. 아스팔트 25㎞ 걷기부터 시작해 험한 산행까지 해냈다. 김 대장은 “자발적으로 돌아와서 끝까지 걸은 것을 보며 아이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해 백두대간을 걸은 청소년 8명 중 다시 범죄를 저지른 참가자는 1명에 불과했다. 김 대장은 “산에서는 꾸밈없는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며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걸으며 아이들이 자신감과 성취감을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참가한 19세 청소년은 “그저 숲 산책하고 노는 프로그램인 줄 알고 자원했는데 생각보다 고되고 힘들어서 ‘잘못 왔구나’ 싶었지만 멋있는 경치를 보고 힘든 것도 잊게 됐다”고 말했다. 16세 소년은 “컨디션이 안 좋아서 뒤로 쳐졌는데 신부님이 산길을 되돌아와 약을 가져다 주셨을 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이제는 나쁜 일 하지 않고 열심히 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살레시오 청소년센터 관계자는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처벌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 받을 만한 존재임을 발견할 기회”라고 말했다.
올해 백두대간을 걸은 7명은 학업에 복귀하거나 사회 생활을 하고 있다.
● ‘한국 청소년 오지 탐사대 발대식’ 성료

대한산악연맹 주최, DYPNF 후원, 코오롱스포츠 협찬 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대는 7차례 국내 훈련을 마친 후 약 20일간 몽골(노마드팀)과 티베트(쿵따리샤바라팀) 탐사에 나선다. 노마드팀은 25일부터 8월 12일까지, 쿵따리샤바라팀은 26일부터 8월 13일까지 탐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대한산악연맹은 2001년부터 청소년 탐사대원을 선발해 전 세계 산악 오지와 미지의 등반지를 탐사하는 오지탐사대를 파견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불굴의 도전 정신과 개척 정신, 진취적인 기상을 심어 주고, 각국 청소년들과의 문화 교류를 통해 국제 우호 증진과 글로벌 리더십 함양을 도모한다.
조좌진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거칠고 낯선 환경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를 터득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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