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6남매의 갈등 그리고 어머니

황지윤 기자 2025. 7. 30.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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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소설가 파리누쉬 사니이 장편
혁명으로 분열된 사회 단면 반영
이란 정부선 17년 넘게 출간 금지

이란 혁명(1978~1979년)으로 팔레비 왕정이 무너지고 이슬람 공화국이 세워졌다. 누군가는 조국에 남고, 누군가는 떠났다. 이란의 대부분 도시 가정에는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 구성원이 몇 명씩 있다고 한다. 오늘날 이란 사회는 과거 혁명으로 인한 강제적 가족 해체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북레시피

이란 소설가 파리누쉬 사니이(76)의 장편소설 ‘떠난 이들과 남은 이들’(북레시피)은 그 모습을 그린다. 혁명 30년 뒤, 6남매가 튀르키예에서 만나 치열하게 지지고 볶는다. 해묵은 오해와 원망에 서로 다른 정치·사회·종교관이 부딪치며 일촉즉발의 상태로 치닫는다. “도대체 어떻게 이란의 자유를 위해 평생을 바쳐 희생했다는 거죠?” “수염 난 놈아, 네가 반역자야!” 갈등의 겹이 다층적이다. 한국 명절에 벌어지는 싸움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

사니이는 이란 정부에 의해 판매 금지당한 첫 소설 ‘나의 몫’을 29국에 번역·출판하면서 세계에 이름을 알렸고,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산다. 책 출간을 계기로 한국 언론과 서면으로 만난 그는 “2005년에 쓴 이 소설은 출간 허가를 받기 위해 이후 17년 넘게 이슬람 문화지도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란 정부는 사회의 이런 단면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지 않은 것이다.

파리누쉬 사니이는 “인간은 이야기 속에서 감정의 깊은 연결을 찾고, 또 그것을 갈망한다”고 했다. /ⓒWahid Saberi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여러 집단의 모습을 담고자 했다”는 것이 작가의 의도다. 이견(異見)으로 충돌·대립하는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진영 논리가 팽배한 한국 사회에도 시사점을 준다. 소설에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작가는 6남매를 잇는 ‘어머니’의 역할에 주목한다. 그는 “이질적인 구성원 간의 공통점이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된다”며, 이를 “희망”이라고 표현한다. 어머니는 상징일 뿐, 우리를 이어주는 공통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떠난 이’인 작가는 지난달 이란-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빚어질 무렵 하필 “형제·자매를 만나러 이란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낯선 반응을 마주했다”며 “외세의 침략에 맞서려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이 전쟁이 정권 붕괴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조용히 기대를 품는 이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쉬이 접할 수 없는 타국 이야기를 엿볼 기회다. “몇 편의 미완성 원고를 동시에 작업 중”이라는 사니이가 그리는 이란의 현재는 어떨까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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