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규 칼럼] 혼신의 힘을 다해... 이 경기는 감동입니다
[점프볼=조원규 기자]29일 영광스포티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제80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이하 종별). 남고부 8강을 가리는 마지막 경기는 송도고와 상산전공입니다. 두 팀은 남고부에서 평균 신장이 가장 작은 팀들입니다.

가장 출전 시간이 많았던 5명 기준, 송도고의 평균 신장은 181.2센티입니다. 상산전자고는 181.4센티입니다. 팀컬러는 선명합니다. 강하게 수비하고 빠르게 공격하는 것입니다.
양 팀 선수들은 육상 100미터 선수처럼 달렸습니다. 마라톤 선수처럼 계속 달렸습니다. 높이뛰기 선수처럼 점프했습니다. 오늘만 경기가 있는 것처럼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체력이 소진된 경기 후반은 ‘심장’ 싸움이었습니다. 대담함이 승부를 갈랐습니다. 송도고의 심장이 더 강했습니다. 특히 4쿼터 2개의 3점 슛을 성공시킨 어배경의 집중력이 돋보였습니다.

어배경은 “슛은 언제든지 자신이 있다”라며 상산전자고의 추격으로 점수 차가 좁혀진 상황에서 던진 3점 슛도 “안 들어갈까 걱정은 전혀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평소에도 겁이 없다”며 웃었습니다.
어배경은 이날 양 팀 선수 중 최다인 25득점을 기록했습니다. 2점 슛 성공률 55%(6/11), 3점 슛 성공률은 50%(4/8)로 효율도 높았습니다.
184센티의 허태영은 무려 17개의 리바운드를 잡았습니다. 2쿼터까지 3개의 공격리바운드 포함 11개의 리바운드를 잡았고 체력이 떨어진 후반에도 6개를 추가했습니다. “공 떨어지는 것만 보고 집중해서 달려들었다”고 합니다.
송도고는 1쿼터부터 4점을 앞섰습니다. 2쿼터가 끝났을 때는 10점으로 차이를 벌렸습니다. 허태영은 2쿼터가 끝났을 때 이미 더블더블(10득점 11리바운드)을 기록했습니다. 허태영의 리바운드 집중력이 동료들의 사기를 높였습니다.

4쿼터에는 팀 내 최다인 8득점을 올렸습니다. 3점 슛 하나 포함입니다. “수비가 안 붙어있길래 무시하는 것 같아서” 던졌다고 합니다. 슛이 들어간 후 격하게 포효했습니다. 허태영의 이날 최종 기록은 23득점 17리바운드입니다.
주장 노현채는 송도고의 심장입니다. 이날 슛 감이 좋지 않아서 궂은일을 먼저 했습니다. 동료들의 슛 감이 좋아 패스를 많이 했습니다. 노현채는 이날 팀 내 가장 많은 어시스트(9개)와 스틸(4개)을 기록했습니다.
노현채의 가장 큰 장점은 스피드입니다. 스피드는 송도고 선배 김선형보다 느리지 않다는 것이 최호 송도고 코치의 평가입니다. 그런데 활동량도 많았습니다. 3쿼터 이후에는 공격에 쓸 에너지까지 수비에 쏟았습니다.

송도고의 이번 시즌 전국대회 성적은 2승 6패입니다. 출전한 세 번의 전국대회에서 모두 예선 탈락했습니다. 1931년에 농구부를 창단한 전통의 명문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성적입니다.
문제는 상대가 아니었습니다. 최호 송도고 코치는 경기 전 “우리는 상대와 하지 않아요. 우리랑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하고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상산전자고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상산전자고는 7명의 선수가 20분 이상 뛰었습니다. 체력을 관리하며 마지막 반격을 준비했습니다. 4쿼터 중반, 박준용 상산전자고 코치의 전략은 성공한 듯 보였습니다. 점수 차를 좁혔습니다.
그러나 슛이 계속 림을 외면했습니다. 부담감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분루를 삼켜야 했습니다. 박 코치도 선수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최호 코치는 “팀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대회를) 준비할 때부터 자기들끼리 으쌰으쌰 했어요. 사실 페이스가 떨어질 때 딛고 일어나는 힘이 없었습니다. 오늘 경기는 이겨내더라고요”라며 웃었습니다.
“대입이 동기부여가 됐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8강과 16강은 다릅니다. 건국대, 연세대, 한양대 등 다수 대학의 지원 자격이 ‘전국대회 8강 이상 진출한 팀의 선수’입니다. 그러니 남고부에서 가장 치열한 경기는 8강 진출전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나는 절대 지지 않는다. 이기거나 배울 뿐이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말입니다. 조제 무리뉴 등 많은 스포츠인이 이 말을 소환했습니다.
이날 경기가 그랬습니다. 팀을 위해,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긴 팀과 진 팀은 있지만, 이긴 선수와 진 선수는 없었습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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