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숨은 영웅에 배달된 커피…소비쿠폰 ‘시원한 선행’

지원금에 사비 더해 100잔 주문
응원마음 담아 지역 소방관 제공
반찬나눔 등 온정 지역사회 훈훈

유오균씨가 춘천 소방관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준비한 커피. 유오균 씨 제공

경제 불황 속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재난의 여파로 지역사회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민생지원금에 사비를 더해 폭염 속 재난·구조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소방관들에게 커피 100잔을 전달하는 등 시민들의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29일 본지 취재결과, 지난 26일 춘천 시민 유오균(33) 씨는 민생지원금 18만원에 자신의 사비를 더해 춘천의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100잔을 구입, 폭염 속 구조·화재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소방관들에게 전달했다.

유 씨는 퇴근길에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는 소방차를 보고 선행을 결심했다. 최근 경기도 남양주시로 이직해 해당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지난 주말 춘천으로 내려와 지인이 운영하고 있는 커피전문점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커피전문점 사장인 김나경씨에게 민생지원금으로 커피를 구매해 소방관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취지를 설명했고, 김 씨도 그의 취지에 동감해 함께하기로 했다. 김 씨는 약 25만원 상당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80잔을 민생지원금 금액인 18만원에 제공하기로 했고, 여기에 유 씨가 사비로 20잔을 추가로 구매해 총 100잔의 커피를 소방관들에게 전달했다. 유오균씨는 “지원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다 무더운 날 일하는 소방관 분들을 위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싼 값에 오히려 값비싼 기운을 얻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사장 김나경씨도 “주말이고 휴가철이라 바쁜 상황이었지만, 좋은 취지로 부탁을 해서 동참하게 됐다”며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어 기뻤고, 민생지원금 효과인지 선행이 알려져서인지 최근 매출도 평소보다 약 30% 늘었다”고 전했다.

취약계층 가정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한 지역주민들의 선행도 이어지고 있다. 매주 화요일마다 춘천 지역아동센터 8곳의 아동 26명을 위한 반찬을 만들어 배달하는 일을 하는 ‘모두의 부엌 춘천’은 시민사회단체 9곳, 봉사자들과 함께 지난해 9월부터 11개월째 나눔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기존에 지원하던 취약계층 가정에 더해 이달부터는 시각장애인, 지체장애인 가정과 취약계층 노부부 가정에도 배달을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모두의 부엌 춘천은 본지 보도를 통해 선행 사연이 알려지며, 최근 도청 노인복지과 담당 주무관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으로 인정받아 식비와 교통비를 지원받게 됐다. 내달 1일 강원도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리본과 지역아동센터협의회 강원지부, 춘천시지역아동센터협의회, 모두의 부엌은 업무협약을 체결해 취약계층 지원 및 신중년 사회공헌 활성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최현정·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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