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배우 그리고 아빠 조정석의 '좀비딸'
좀비가 된 딸을 지키는 아빠 정환 役 맡아 열연
"아빠가 된 조정석에게 적절하고 절묘한 시기에 들어온 작품"

조정석은 오늘(30일) 개봉하는 영화 '좀비딸'(감독 필감성)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를 앞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시사회 반응을 봤는데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고 (개봉 전 느낌이) 나쁘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문을 열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하는 딸바보 아빠의 코믹 드라마다. 데뷔작 '인질'(2021)에 이어 티빙 '운수 오진 날'로 흡입력 있는 연출을 보여준 필감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조정석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좀비딸 수아(최유리 분)를 위해 극비 훈련에 나서는 아빠 정환 역을 맡아 작품을 안정적으로 이끈다.
2018년 가수 거미와 결혼한 조정석은 2020년 딸을 품에 안았다. 부성애라는 감정이 자신에게서 끓어오를 때 '좀비딸'을 만났다는 그는 "모든 작품이 도전이지만 특히 이번 영화는 나이를 먹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조정석이라는 사람에게 굉장히 적절하고 절묘한 시기에 들이닥쳤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를 연기한 조정석은 좀비가 된 딸을 바라보는 눈빛에 애틋한 부성애를 담아내고 특유의 차진 호흡으로 코믹한 부분까지 맛깔나게 살리면서 관객들을 쉴 새 없이 웃기다가도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그야말로 조정석이 아닌 이정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대체 불가한 활약을 보여준 그는 타고난 감각으로 코믹함을, 과함과 담백 사이의 적정선에서 부성애를 드러내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눈물을 흘리며 대본을 읽고 '내가 아빠라서 그런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첫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 느낌대로 촬영에 임했는데 이게 양날의 검이더라고요. 어떤 작품에서는 감정이 잘 안 나와서 다른 상황을 대입하는 등 여러 방법을 갈구하는데 이번에는 너무 폭발해서 힘들었어요. 누가 울면 옆에서 같이 울 수도 있지만 한 발짝 떨어져서 쳐다보게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관객들에게 극적인 감동을 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되는데 제가 그 공간에 먼저 들어가 있지 않기를 바랐어요. 제가 감정을 표출할수록 득이 되는지, 이를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관건이었고 경계선을 감독님과 함께 연구했죠."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재된 웹툰 '좀비딸'은 좀비가 된 딸을 포기하지 않는 아빠의 부성애와 가족애 그리고 현대사회에 만연한 외로움과 혐오를 조명했고 신선한 스토리로 글로벌 누적 조회 수 5억 회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영화는 딸을 향한 아빠의 헌신적인 사랑에 집중했고 단행본이 7권 되는 방대한 분량을 113분으로 잘 압축시키면서 원작을 몰라도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는 흐름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조정석은 원작을 어느 정도 참고하면서 캐릭터를 구축했을까. 그는 촬영이 끝날 때까지 웹툰을 보지 않았다고 밝혀 그 이유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에 조정석은 "원작을 보고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제가 원작을 모르는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봤기 때문에 그 느낌 그대로 촬영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면 원작을 본 분들도 보지 않은 분들도 다 영화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연기에 정답은 없지만 되게 적절하면서도 많은 분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 계속 탐구하다 보면 정답에 가까울 것 같은 연기가 오케이 되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감정적으로 많이 치닫게도 해봤고 담백하게도 표현하면서 여러 테이크를 갔고 감독님이 완성본에 담긴 테이크를 선택하셨죠. 되게 섬세한데 또 확실하신 분이라 신뢰도가 높았어요. 그런 감독님이 선택한 장면이니까 가장 적절하고 정답에 가까울 만한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이정환에 더 쉽고 깊게 몰입할 수 있었던 조정석이다. 여기에 그는 본인이 가진 타고난 감각과 느낌으로 상황을 위트 있게 비트는 코믹 호흡을 더하며 '코미디의 장인'이라는 수식어를 보유한 자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발산한다.
"코미디는 절묘한 호흡과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본능적인 감각이 있는 사람이 이를 잘 찾아낸다고 생각하죠. 사실 저는 늘 새로운 호흡을 찾기 위해 탐구하거든요. 그래서 '조정석 표 코미디'라고 말씀해 주시는 데 이게 뭔지 잘 모르겠어요. 결국은 텍스트에 힘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최선을 다해서 연기를 하지만 웃기려고는 하지 않거든요. 상황이 갖고 있는 코미디를 얼마나 잘 표현하는지에는 동료 배우들의 힘도 필요하죠."
그러면서 조정석은 배우들의 앙상블이 매력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회상했다. 그는 "이정은 누나와 여정이 경호 그리고 저까지 네 명이 모이면 여고 동창 모임 같았고 그 사이에서 유리는 어른스러움을 장착하고 있었다"며 "작품에 임하는 유리의 태도와 자세가 좋았다. 굉장히 열정적이라 연기 이야기를 자연스럽고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제가 제안하는 걸 영특하게 알아듣고 영민하게 적용하더라. 호흡이 너무 좋았다"고 칭찬하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저에게 호감도를 느끼시는 분들께 이유를 물어보고 싶어요(웃음). 친근함이 아닐까요. 저는 약간 옆집 형 같아서 실제로 저를 보고 쉽게 다가오실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음가짐은 지금까지 한결같아요. 저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보답해야지라는 마음이 아니라 주어진 책무에 열심히 하는 거예요. 꼭 연기가 아니라 예능에 출연해도 누가 시키면 정말 열심히 해요. 이걸 대중이 알아봐 주시는 게 아닐까요."
그런가 하면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과 배우 임윤아가 의기투합한 '악마가 이사왔다'와 함께 여름 극장가에 걸리게 되면서 흥미진진한 대결 구도를 형성한 것에 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꺼냈다. 조정석은 "의미 있는 여름에 같이 개봉하니까 잘 됐으면 좋겠다. '좀비딸'이 끌어주고 '악마가 이사왔다'가 밀어주면서 같이 시너지를 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너무 응원한다"고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렇게 조정석은 평소 인지하지 못했지만 어딘가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던 부성애를 확실하게 깨닫게 해준 '좀비딸'로 좋은 기억만 가득한 여름 극장가에 뛰어들 계획이다.
"'좀비딸'은 동화 같은 느낌이 있어요. 따뜻하면서도 코미디가 잔뜩 들어가 있고 부성애를 앞세우는 만큼 감동적인 부분도 있고 때로는 스릴도 느낄 수 있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작품이죠. 제가 나오는 영화여서가 아니라 오랜만에 가족 코미디물을 극장에서 보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때로는 소중함을 잊고 살 때가 있는데 제 주변에 있는 누군가를 일깨우는 영화인 것 같아요. 가족들과 함께 즐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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