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실크로드 동쪽 끝 무나카타서 가야 교류 흔적 찾다
'신이 머무는 곳' 무나카타 ⓛ
일본 큐슈 북부 위치 도시
고대 한반도와 교류 최전선
항해 안전·자연 숭배 신앙 형성
세계유산이 시민생활 만들어
김해시 자매도시… 역사 34년

경남매일은 지난 7월 3∼10일 일본 후쿠오카현 무나카타시 기획 취재를 다녀왔다. '문화유산이 어떻게 도시와 지역 주민을 움직이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품고 '신이 머무는 곳' 오키노시마와 관련 유산군이 있는 무나카타 본토·오오시마 등지를 탐방했다. 이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을 취재한 기획 기사는 총 8회가량 연재되며, 먼저 무나카타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개요를 그려본다. < 편집자 주 >
■ 무나카타시에 대해
일본 큐슈 북부에 위치하는 무나카타시는 면적은 119.94㎢, 인구는 2025년 6월 1일 기준 9만 6684명의 중소도시다. 옛날부터 바다를 통한 교류의 거점이었던 이곳은 한반도와 직선거리 200km에 있는 거리의 이점으로 한국, 중국과의 무역으로 번성했다. 오키노시마·오오시마·일본 본토를 잇는 '3각 구도'는 신앙·외교·무역의 기반이 됐으며, '해양 실크로드'의 동쪽 끝 일본의 최전선 기지로서 기능했다. 깊은 역사가 깃든 무나카타는 현대에는 △환경·재생에너지 중심도시 △보건·복지 분야 디지털화 △행정 효율화 △청년 유입과 도시재생 △각종 거주정책 등 정책의 선진을 향해 달리고 있는 도시이다. 특히 △환경·재생에너지 중심도시 분야의 경우 지역 주민·시민단체·지자체·국가가 각각의 영역에서 협업해 해양플라스틱 제로 캠페인 등 환경운동을 펼치거나, 지역 분산형 태양광 설치 확대를 통해 공공시설 신재생에너지 전환율을 증가시키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기도 하다.

■ 자연과 신앙
무나카타는 일본 본토 중부~서부 지역과 같은 온난·습윤한 기후권에 속한다. 여름엔 고온다습하고, 태풍과 장마가 자주 있으며, 겨울은 강설은 드물고 비교적 온화하다. 또 바다 지역에 위치한 만큼 해풍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해양성 기후가 뚜렷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무나카타의 자연은 신앙과 깊이 연결돼 있다. 거센 파도와 조류가 있는 현해탄을 바라보는 이곳에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바다의 안전을 기원하는 제사문화가 형성됐다. 바다를 등진 우뚝 솟은 산들은 제사를 위한 신성한 배경이 됐으며, 이에 따라 자연스레 신사 순례길이 만들어졌다. 무나카타 본토와 그 옆의 섬인 오오시마에는 원시림에 가까운 숲이 보존돼 있는데, 이는 일본 특유의 '정결'에 대한 자연 숭배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일본 고대신화 속 '세 여신'의 거처이자 자연을 경외의 대상으로 보는 전통이 깃든 무나카타의 보유 유산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 관련된 생태 보존과 신성한 공간으로서의 가치는 더 드러나는 중이다.
■ 세계유산의 도시

고대 이 지역의 호족이었던 무나카타 가문은 오키노시마의 인문·자연적 요소를 통해 세 여신 신앙을 길러왔다. 그 결과 무나카타 타이샤(宗像大社)의 헤쓰미야 신사(중심지)·오키쓰미야 신사(오키노시마)·나카쓰미야 신사(오시마) 세 개의 신사가 형성됐으며, 특히 오키노시마에 있는 8만 점에 이르는 유물은 섬을 둘러싼 금기와 숭배의 전통과 함께 오늘날까지 계승되고 있다.
■ 고대 해상교류의 중심지
중국을 비롯해 고대 한반도 남부(가야, 백제 등)에서 출발한 선박들은 일본 쓰시마> 이키섬> 오키노시마> 무나카타로 향했다. 이 항로는 매우 오랜 기간 유지됐으며, 이 바닷길을 따라 대륙의 문화·종교·문자·기술 등이 일본으로 전파됐다. 나아가 한반도와 일본을 잇는 김해(금관가야)와 무나카타의 지리적 특성은 자연스럽게 두 도시 간 문화의 교류를 가져왔다. 우리는 오늘날 무나카타에서 발굴된 많은 유물에서 가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현대에 이르러 김해와 무나카타의 공식적인 교류는 지난 1992년 4월 22일 자매결연 체결로 시작되며 지금까지 34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교류 초기에는 간단한 행정적 만남이나 체육교류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교육·경제·문화 등 각 방면에서 우호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두 도시의 인연은 민간교류로부터 출발한다. 1990년 2월 사단법인 후쿠오카시 관광협회 관계자와 서울교통신문의 만남이 그 첫 단추가 됐다. 이후 양 도시 간 행정교류가 이뤄지며 1993년 1월 김해시 초·중학교 교류방문단이 무나카타시를 최초로 찾는다. 두 도시 간 학생 교류는 오늘날까지 매년 몇 차례씩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같은 해 7월 무나카타의 여러 시민단체가 가야문화연구회를 방문, 학술교류를 했으며, 또 당해 10월 김해시체육가 무나카타시체육협회의 문을 두드린다. 체육회 만남의 초기에는 검도, 핸드볼, 축구 위주로 교류 및 친선경기가 진행됐고, 1996년 이후에는 탁구·소프트테니스·야구·볼링 등 종목에서 다양한 친선경기가 이뤄지고 있다.
1999년에는 '소년의 날개회'라는 무나카타 민간단체가 나서서 무나카타 축제에 '김해 콘텐츠'를 마련하기 시작한다. 이를 기점으로 두 도시에 각각 소재한 민간단체들은 가락문화제, 무나카타의 축제 등에서 상호교류를 이어간다.
21세기는 행정의 영역을 넘어 민간 일상교류로 나아가는 시기다. 2000~2005년 양 도시 간 도예교실·다도회 개최, 전통놀이 공연, 청소년 캠프 등이 활발히 추진된다. 2007년부터는 두 도시가 친선대사를 상호 임명하고, 이들이 민간외교를 펼친다. 2010년 시민활동교류제, 박물관교류 등이 추진되며, 소소한 경제교류 또한 진행된다. 2020년 이후에는 언론사 간 교류, 규모 있는 경제투자, 박물관 특별전이 개최된다. 2025년 현재는 김해-무나카타 도시민을 위한 단체여행객 방문 등이 진행되고 있으며, 김해가 세계유산 등재를 통한 '가야고분군의 도시'의 정체성을 보유함에 따라 두 도시는 세계유산을 통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처럼 무나카타는 고대 바닷길에서 형성된 신앙과 교류의 기억이 오늘날에도 다양한 형태로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날 무나카타의 세계유산은 시민의 일상과 도시정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구체적 방식은 어떤 모습일까, 나아가 '세계유산을 매개로 한 두 도시 간의 교류'의 미래는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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