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잠수부 사상' 작업환경 인한 '인재'
일산화탄소 3600ppm 측정
1200ppm만 넘어도 사망 위험

속보= 지난 20일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에서 발생한 잠수부 사상 사고 당시, 사고를 당한 잠수부들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준의 일산화탄소에 노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9일 사고 현장에서 잠수부들이 사용한 공기공급 장비의 일산화탄소 농도를 분석한 결과, 3600ppm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 23일 해경과 고용노동부 등 수사기관이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일산화탄소는 농도가 220ppm만 돼도 심한 두통과 판단력 저하가 나타나며, 800~1220ppm이면 호흡 곤란과 의식 상실을 초래한다. 특히 1950ppm 이상이면 급속한 사망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숨진 잠수부 A씨와 B씨의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밝혀졌다. 국과수 검안에서 A씨 혈중 카복시헤모글로빈(COHb) 수치는 73%로 치명적인 수준이었으며, B씨는 40%대, 생존한 C씨는 50%대였다.
생존자 C씨는 오히려 B씨보다 높은 COHb 수치를 보였으나, 사고 당시 호흡기를 입에 무는 방식이 아닌 전면 마스크를 사용한 덕분에 폐에 물이 차는 것을 막아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았다.
COHb 수치는 40∼50%가 되면 의식 혼돈이 발생하고 60∼70%이면 무의식과 호흡부전이, 80%에 달하면 급속하게 사망에 이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산화탄소의 농도는 1200ppm에 30분가량 노출되면 건강한 성인이라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한, 신체에서 산소가 가장 많이 필요한 뇌와 심장이 영향을 받을 경우 심한 호흡곤란과 혼수 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급성 중독의 경우 생존하더라도 40여 일 뒤에 기억상실이나 기분 장애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을 정도로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
사고 원인으로 현장 장비의 구조적인 결함이 지적된다. 작업 당시 공기를 흡입하는 콤프레셔와 일산화탄소가 섞인 매연 배출구 간 거리가 불과 45㎝밖에 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은 이로 인해 매연이 직접 잠수부들의 호흡기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직 잠수부들도 이번 사고가 예견된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수 경력 10년 차인 현직 잠수부는 "콤프레셔 배기구와 흡입구가 가까운 환경은 잠수부들에게 독가스를 직접 들이마시게 하는 구조"라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막을 수 있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해경과 고용노동부는 잠수업체와 원청 업체의 관리 책임 여부를 조사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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