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에게 버려지고 ... 삼복나기 사투 [르포]
800㎡ 규모 … 천장 5개 선풍기 열기 식히기엔 역부족
최대 160마리 수용 … 나머지 50여 마리 뙤약볕 방치
센터측 “이전 앞두고 관리 여건 미흡 … 마음 무겁다”

[충청타임즈] 수은주가 35도를 찍은 29일 오후 4시. 절정으로 달아오른 가마솥 더위속에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의 청주시반려동물보호센터를 찾았다.
컨데이너 문을 열고 들어서자 비릿한 동물 배설물 냄새와 함께 뜨거운 열기가 얼굴을 덮쳐 왔다. 순간 숨이 턱 막혔다.
800여㎡(250여평) 크기 컨테이너 안 양쪽으로 세워진 창살 우리마다 서너 마리씩 갇혀있는 유기견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 실내센터에 보호중인 유기견은 160여마리. 센터 천장에 5개의 선풍기가 연신 불이 나도록 돌아가고 있지만 잔뜩 덥혀진 컨데이너 건물 내부 열기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폭염에 지칠대로 지친 개들은 낯선 외부인의 등장에도 바닥에 축 쳐져 엎드린채 눈만 껌벅일 뿐이었다. 간혹 짖더라도 울음에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센터를 안내하던 A주무관이 "이런 가마솥 더위에 털 달린 짐승은 오죽하겠느냐"며 민망한 듯 한마디를 툭 내뱉었다.
바깥 보호소 사정은 더 심각했다. 뙤약볕아래 철장 우리에는 50여마리의 유기견이 갇혀 있었다. 메말라 보이는 긴 혀를 내밀고 헉헉 거리던 개들이 물그릇 주변에 몸을 붙이고 움직이질 않았다.
보호소 직원을 발견한 몇 마리 개들이 마치 꺼내달라기라도 하듯 창살 사이로 주둥이를 내밀고 가는 울음소리를 토해냈다.
울음이라기 보단 신음소리에 가까웠다. 센터 한 직원이 물 호스를 들고 바닥에 물을 뿌려 더위를 식혀주었다.
그러나 이런 물 뿌림도 한 시간에 한 번뿐이다.
이곳 유기견 보호센터는 최대 160마리를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엔 210마리가 이곳에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보니 실내에 보호된 유기견을 제외하곤 남은 50여 마리는 뙤약볕 아래 놓인 우리에 방치될 수 밖에 없다.
A 주무관(40대)은 연신 고개를 숙여 유기견에 대한 미안함을 표시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인의 품을 떠나 센터에 갇혀 한여름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유기견들. 37도를 오르내리는 '삼복 더위'에 살아남기가 쉽지 않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아 보였다.
이런 문제로 청주시는 바로 옆에 새로운 보호센터를 짓고 있다.
청주시반려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현재 센터는 이전을 앞두고 있어 관리 여건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신규 센터 준공 전까지 최대한 폭염으로부터 유기동물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주기자dldydwn04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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