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하는 상권 속에서도 비전보며 버틴다
경기 침체에 구도심 상권 공동화
단기 지원 아닌 구조적 변화 필요
“소상공 의견 반영 정책 토론 제안”

ㄴhttp://kjdaily.com/1752491341659920004
“정부가 발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때문에 그나마 요즘은 사람 구경합니다. 이를 계기로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에 대한 상생 대책이 꼭 필요합니다.”
최근 방문한 광주 북구 용봉동 ‘패션의 거리’에는 수십여 개의 등산복 및 스포츠 의류판매장 등이 들어서 있다.
패션의 거리는 한때 의류판매장이 계속해서 입점하면서 성업을 이뤘고, 광주 북구는 이 일대를 지역민들의 패션의 메카로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10년 ‘특화 거리’로 지정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등산복 유행이 사그라들면서 쇼핑객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2020년 들어 코로나19, 12·3 계엄령 사태 등 경제 불황 여파와 온라인 쇼핑 확산 등 복합적인 이유로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해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날 오전 패션의 거리 곳곳을 둘러본 결과, 중간중간 가게들이 텅비어 있었으며 문 닫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인 상가에는 집기도 그대로 비치돼 있었다.
또 폐업한 가게들 창문 곳곳에는 ‘상가 임대’, ‘건물 매매’ 등 문구가 덩그러니 붙어져 있었다.
이곳에서 20여년 간 등산복을 판매한 박모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가게 운영의 고비를 맞았지만 국가 지원으로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계엄령 사태 등으로 인한 경기 불황까지 겹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폐업하는 상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이어 “최근 발행된 소비쿠폰 효과로 구경도 하고 구매하러 오는 손님들이 있는 것 같다”며 “어떤 상가의 거리도 혼자 잘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협조해야 더불어 잘 살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패션의 거리는 비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주택가와 먹거리 상권 1㎞ 이내 대형복합쇼핑몰 등 사람들이 왕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동네지만 하루하루 버티는 상인들이 먼 미래까지 계획할 순 없어 행정에서 대기업과 상인들의 신호체계를 만들어주면 모두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경본 용봉패션의거리 상인회장은 침체된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광주시와 전문가, 소상공인들이 함께하는 정책토론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민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의 자료를 보면 과거 롯데아울렛 등이 광주에 입점하면서 패션의 거리 매출이 30% 줄었다. 그 뒤로 거리 상인들은 계속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어려운 시간을 버티고 있는 중에도 광주시는 3개의 대형 복합쇼핑몰이 입점을 준비하고 있어 자영업자의 연쇄 폐업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운암동, 용봉동, 매곡동, 신안동, 임동 등 광주 서·북구권역은 평일·주말을 가리지 않고 극심한 교통정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 플래그십 스토어 ‘더현대 광주’가 들어서게 되면 서광주IC를 중심으로 교통체증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광주시는 소상공인의 요구가 반영된 대화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무조건 복합쇼핑몰을 반대하는 것이 아닌 최소한 상인들의 목소리도 반영된 결과를 나타낼 수 있는 정책토론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태호 기자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