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기후' 맞서 '도시 맷집' 키운다

서의수 기자 2025. 7. 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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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단계부터 복합재난 대응 방재 인프라 구축
경북도, 개발→생존 중심 패러다임 대전환 선언
영주 폭염 가뭄피해대비 현장점검 모습
예측불허 강우와 상상을 초월하는 폭우가 내리는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피해가 속출하면서 기존의 도시계획이 무너지고 있다

따라서 경북도가 기후재난 대응형 도시계획 재정비에 나선다

경북도가 집중호우, 폭염, 산불 등 이상기후 재난이 전 지역으로 확산되자, 도시계획 단계부터 기후위기 대응 요소를 통합한 구조 재정비에 착수한다.

도는 기존 배수 체계와 도시 안전 인프라로는 복합 재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강·대배수로, 지하터널, 산사태 취약지 정비 등 기후 회복력 기반의 계획 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 지역은 21세기 후반까지 평균기온이 최대 6.4℃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함께 돌발성 집중호우, 열대야, 태풍, 강풍 등 다양한 형태의 복합 재난이 빈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초적인 배수능력 강화는 물론 도시계획 전반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를 관할하는 대구지방기상청은 경북 25개 시·군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적응대책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별 기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예보 체계를 정비하고 있으며, 기후 정보 제공과 조기 경보시스템 고도화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도심 열섬현상 대응을 위한 제로에너지 건축물 전환, 패시브 설계 확대 등의 건축 기반 기후적응 전략이 강조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일부 공공건축물에만 적용되고 민간부문 확산은 미진한 상태다.

경북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3차 기후위기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2022년~2026년)에 따라 물관리, 산림, 건강, 농식산업, 국토 등 6개 분야 50개 적응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요 사업에는 △침수 취약지역 도시계획 반영 △하천 정비 △홍수 예·경보 체계 확대 △재해 위험지역 이주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도내 각 시·군에서도 지역 맞춤형 기후 적응 정책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상주시는 2023년부터 선인장·다육식물을 활용한 도시조경사업을 3년 연속 실시 중이다. 이는 고온·건조한 기후에 대응한 회복력 조경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울진군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재해 취약성 평가, 청정에너지 전환, 교육·소통체계 강화 등을 병행하고 있다.

이 밖에 문경, 청송, 의성, 영양, 영덕 등은 자체 기후위기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침수 및 산사태 위험 지역 중심으로 대응 매뉴얼을 강화하고 있다.

경북도는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었던 권이저수지, 왕신저수지 등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재해복구공사와 전면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도는 제방 변형, 수문 작동 여부, 퇴적 상태를 재점검하는 한편, 주민 대피계획과 긴급 대응체계 확보 여부도 집중 점검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편 산불 피해가 있었던 청송·의성·영양 등 시·군에서는 이재민 조립주택 배수로 정비, 냉방시설 설치, 대피 방송 설비 점검 등 이상기후 대응 사전조치가 강화됐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복합 재난 발생 빈도와 강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제는 기후 안정기에 설계된 기존 도시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기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대응 전략과 도시 안전 기준 정비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시계획은 더 이상 개발 중심이 아닌 생존 중심 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기후위기에 맞는 안전 기반 도시계획 전환에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제 도시계획은 미관이나 개발논리를 넘어 재난 회피 구조로 기능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환경 부서만의 일이 아니라, 도시계획, 건설, 주택, 복지 등 전 부문에 걸친 통합 전략이 요구된다. 경북의 기후적응 실험은 대한민국 도시계획 전환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